탄핵정국으로 어느 때보다 4·15 총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지난 2000년 대선에 이어 올해도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당’이 출마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회주의’라 하면 일단 공산주의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북한, 독재, 가난함 등 연상적으로 좋은 이미지보다 안 좋은 이미지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불신으로 ‘반공’을 외치던 세대를 지나 ‘돈’이면 다 해결되는 자본주의의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정관념 혹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연 사회주의는 무엇이며, 현재 사회주의가 갖고 있는 의미를 무엇일까.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따른 문제점과 모순을 해결하고자 생긴 사상이다. 19세기 전반에 유럽에서 등장해 19세기 중반에 노동자계급의 해방운동과 결부됐다. 여러 사회주의사상이 나타났으나, 그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컸던 것은 K.마르크스와 F.엥겔스의 ‘과학적 마르크스주의’였다.
 자본주의는 사회의 생산력을 급격하게 성장시켜 사회적 부를 축적시켰지만 사유재산으로 인해 자본가들의 노동자착취라는 모순이 심화되면서 빈곤·실업, 주기적 공황을 초래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생산수단을 사회가 소유하고 사회주의로의 변혁은 노동자계급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라며 노동자계급의 대중적 운동과 결부시키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적인 조직과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사회주의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평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강들에게 핍박받던 식민지·종속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사회주의 사상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1919년 식민지 하에 있던 우리나라는 일본에 항거하는 전민족적·혁명적 항일봉기였던 3·1운동이 일어난 후 민족주의의 사상의 무기력함이 드러나면서 식민지 민중들에게 사회주의사상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사회주의 사상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혁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러시아와 지역적으로 밀접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로 이주해간 조선인들이 러시아혁명을 직접 경험하고 참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한국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출현한 당적 조직은 1918년 중국의 노령에서 결성된 ‘한인사회당’이다. 이어 1919년과 1920년에 걸쳐 국내에서도 화요파, 북풍파, 상해파, 서울파 등 성격은 달랐지만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이란 공동 목적을 갖고 여러 ‘공산주의 그룹’이 형성됐다.
 이들은 식민지와 반식민지 국가의 민족해방운동을 지원했던 코민테른으로부터 조선 지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일부 그룹의 연합에 의해 1925년 4월 조선공산당이 출범했다. 하지만 조선공산당은 분파투쟁으로 인해 4년만에 코민테른으로부터 해산 조치가 내려 졌으며 “소외와 차별받는 이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기회의 평등을 만들고자” 1929년부터 1945년까지 재건운동을 펼쳤다.
 해방 후 조선공산당이 재건되고, 좌파운동의 중심을 형성하면서 해방공간에서 사회주의 정치를 시도했다. 이후 1946년 11월 삼당합당을 한 남조선노동당(이하 남로당)이 창당되어 1949년 6월 조선노동당으로 통합하기까지 약 3년여 동안 활동했다. 남로당은 해방 후 친일파처단과 통일국가 수립이 좌절되면서 나라가 분단정권수립이 될 위기에 처하자 미국과 이승만·한민당 세력에 의해 주도되었던 단독정부수립을 반민족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단정반대투쟁을 벌여 나갔다. 이후 남한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이를 부정하고 북조선 ‘인민공화국 지원투쟁’을 전개했다. 남로당은 미군정 인사까지도 참여하여 창당됐지만, 남북한에 서로 다른 체제가 수립된 후 정식으로 불법화됐다. 남로당의 이름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지도자나 혁명의 근거지는 북한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남로당의 힘도 북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해방직후의 미군정의 점령해 사회주의를 탄압하면서 점차 해체되어 갔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거 군사정권 독재와 미군정 주둔 등 사회주의가 사회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웠던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0년대 진보당, 90년대 민중당, 98년 11월에 사회당을 창당하면서 사회주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덕종(사회당 제주도 위원회 위원장 권한 대행)씨는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반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사유재산의 철폐로 부에 대한 구속력이 없으므로 오히려 자본주의보다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한국사회의 반공주의와 보수적인 정치인, 언론인들이 있는 한 사회주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로 인해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노동자, 장애인 등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회의 평등을 만들고자 한다”며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세계의 인권보호, 평화, 생태주의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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