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해외봉사단(단장 김광식 의학과 교수) 45명은 1월 25일부터 8박9일 동안 라오스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의료지원과 교육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장거리 비행과 차량이동 등 기나긴 여정끝에 단원들은  현지시간 새벽 2시 라오스 학사이 마을에 도착했다. 오랜시간 이동으로 노곤한 단원들은 짐을 옮긴 후 내일을 기억하며 잠을 청했다. 단원들은 매일 아침 현지 학생들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고 하루를 시작했다.

◇마음과 마음으로

의료팀은 1월 26일 준비기간을 갖고 27일부터 본격적인 의료봉사활동에 들어갔다.
 
준비기간동안 접수, 진료실, 약제실이 환자들의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치했고 모자라거나 필요한 물품이 발생할 시 빠른 시간내에 공급되도록 세팅을 해놓았다.
 
산부인과, 치과, 외과, 내과, 약제부로 구성된 의료팀은 전문의가 진료를 하고 의전원 학생들과 간호학과 학생들이 그 역할을 보조하는 형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4일 동안   의료팀은 약 1300명의 주민들을 진료했다.
 
의료팀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진료를 받으러 온 주민들의 인파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의료팀은 점차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고 한국에서 하던 대로 침착하게 자신들의 일을 수행했다.
 
주민 중에서는 오래전부터 질병을 앓아온 환자들도 있었고, 가벼운 질환을 앓고 있거나 건강과 관련해서 검사를 받아보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병선(의학전문대학원 4)씨는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예진, 검사, 진료, 투약 등 의료과정을 진행하기가 힘들었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속에서도 기다려주고 웃어주는 주민들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 양동환(경영학과 2), 양우석 (물리학과 2)학생이 학생에게 불소도포를 해주고 있다.
◇교육을 통한 서로의 이해
 
교육팀의 봉사활동은 처음 계획과는 달리 1월 27일이 아닌 26일부터 시작됐다. 교육팀의 첫날 목표는 아이들과 친해지기 였지만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와서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첫날 교육팀은 서로를 좀 더 알기 위해 이름표 만들기를 진행했다. 종이에 아이들의 이름을 적어 꾸며준 뒤 그들의 사진을 찍어 목걸이에 넣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 그들은 어느새 서로를 바라 보며 웃고 있었다.

다음 날 부터 교육봉사는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으로 이뤄졌다. 수업은 약 30명씩 3개의 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교육팀은 △OHP필름을 이용한 세계지도 그리기 △부채 만들기 △연꽃 만들기 △불소도포 △체육대회 등의 수업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만들기 수업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라오스로 출발하기 전 봉사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학생들은 뜻밖에 손재주가 뛰어났고 단원들이 생각지 못했던 상황에서 창의력을 뽐내기도 했다.
 
또한 그들의 웃음소리는 수업시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서로의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아이들은 단원들과 대화할 때 항상 웃음꽃을 피었다.
 
김연주(초등음악교육전공 2)씨는 “의사소통이 힘들었지만 우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에서 고마움을 느꼈다”며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것이 처음이었는데 수업준비과정부터 실제 수업까지 얻어가는 것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수업 날 교육팀은 많은 노력 끝에 완성시킨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활동은 두 개의 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카드 뒤집기, 풍선 터뜨리기 등 게임들을 통해 단원들과 아이들은 서로 흐르는 땀을 닦아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첫날의 긴장감은 어느덧 사라지고 단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 장수웅(의학전문대학원 4)학생이 진료를 받으러 온 주민의 혈압을 재고 있다.
◇외롭지 않았던 단원들의 땀
 
노력봉사는 오후에 교육봉사를 진행하지 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아라해외봉사단은 숙소에서 차로 10분간 이동해 시큰무앙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시큰무앙 초등학교는 2년 전 아라해외봉사단 1기가 페인트 봉사작업을 진행한 장소였다.
 
하지만 현재 초등학교에 칠해진 페인트는 대부분 벗겨진 상태였다.  노력봉사팀은 페인트와 롤러, 붓을 가지고건물외벽 페인트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단원들은 창틀과 문틀에 페인트 작업을 위한 테이프를 라인을 따라 붙였다. 또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역할분담을 해 일을 진행했다. 남자단원들은 교실 입구 문과 창문을 연두색으로 칠했다. 여자단원들은 조금 섬세한 부분인 창틀과 문틀을 초록색으로 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는 사이 현지 주민들도 롤러와 붓을 잡고 페인트 작업을 돕기 시작했다.
 
장은홍(기계공학과 4)씨는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더 힘을냈다”며 “분담도 잘되고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목표했던 봉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봉사팀은 다른 팀보다 인원이 적었지만 그들만의 노하우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조영열(원예환경전공)교수 외 2명의 연구원은 현지 농민들에게 토양에 대한 소독의 필요성과 하우스 시설을 교육했다. 학사이 마을에서 4일간의 봉사활동을 마무리되자 어느 덧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몇몇 아이들은 수고한 단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적어서 주었다. 편지에는 ‘우리를 많이 도와준 것을 잊지 않겠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아쉬움과 고마움이 담긴 글들이 적혀 있었다.

◇콥짜이 라이라이(감사합니다)
 
하영주(간호학과 4)씨는 “처음 편지를 받을 때에는 단순한 이별 선물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통역사에게 부탁해 내용을 확인해보니 눈물이 고였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단원들은 학사이 주민 들과 많은 것을 공유하고 이해했다. 봉사단원은 이구동성으로 “마을에는 한국에서 찾아 보기 힘든 삶의 여유가 있다”며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참여해 뜻 깊은 일을 한번 더 하고싶다”고 말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말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주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라오스 학사이마을. 어쩌면 이번 봉사는 우리가 그들에게 배풀어준 것이 아닌 우리가 배우고 온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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