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안주희 독립출판서점 ‘Like It’ 대표

▲ 안주희 대표

제주시 칠성통의 골목길 안,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따스한 오렌지 빛의 조그마한 서점이 하나 있다. 있어야 할 서적은 없고 없는 건 있는 이색 서점, 즐거운 상상 공작소 ‘Like It’. 그 안에서 ‘행복’을 파는 서점 주인, 안주희씨를 만났다.

◇새로운 문화 공간, ‘독립출판서점’
 
감성 돋는 문구류와 북아트, 개성 있는 생각들이 담긴 책, 소규모 전시가 열리는 문화 공간, 안주희씨가 운영하는 서점 안의 풍경이다. 일반 서점들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 이 서점의 정체는 바로 ‘독립출판서점’이다. 주류, 기성 출판사가 아닌 개인이나 소자본 집단이 자비로 출판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출판물이 독립출판물이다. 독립출판서점이란 이런 독립출판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다양한 문화를 전달해주는 공간이다.
 
“여행과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제주에 살고 싶어 3년 전에 내려왔어요. 평소 책에 관심이 많았고 책이 좋아 편집도 배웠어요. 소소하게 개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독립출판물의 매력에 빠졌고 지난해 10월 서점을 차렸어요.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독립출판물의 경우 일반 책들과는 내용이 사뭇 다르다. ‘야하고 귀엽고 쓸데없는 그림책’, ‘시월세집’ 등 책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출판물의 크기와 모양, 디자인도 기존의 판형이나 정형화에서 벗어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이 많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다양한 소규모출판이나 독립출판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다양한 생각이 유통되는 경로이자 저자의 생각이나 개성을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가는 곳으로 독립출판서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안주희씨도 제주에서 그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 독립출판서점 ‘Like It’의 모습


◇‘Like It’, 하고 싶은 일을 좋아서 해요
 
책이 좋아 서점 일을 시작한 안주희씨. 그런 그녀에게도 서점 주인으로의 삶이 쉽지만은 않았다.
 
“독립출판물이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출판물을 봤을 때 구경만 하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책이 문화의 한 부분이 아닌 공부 혹은 지식을 쌓기 위한 단순한 도구인 것 같아요. 책을 단순히 재밌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여유가 사람들에게 부족해 보여요.”
 
독립출판물이 제주 문화에 자리매김하기에는 아직 장벽이 많다. 그럼에도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서점에 진열해 놓고 행복해 하는 안주희씨.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 행복한 삶의 모습이 엿보였다.

“거창한 것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삶을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기 생각을 표현 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해요. 서점에 와 굳이 책을 사가지 않아도 이런 새로운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삶을 즐길 수 있는 폭이 조금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그런 그녀에게도 남몰래 키워온 꿈이 있었다.
 
“독립출판물을 내고 싶어요. 지금은 책을 가져다 판매만 하고 있지만 본래 책을 만들고 싶어서 일을 시작했어요. 책을 만들어 판매도 하고 조금 더 사람들과 모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어떤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지만 그 꿈을 계속해서 키워가고 있어요.”
 
서점 안, 곳곳에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소품들과 전시물들 그리고 독특한 소재의 도서들은 오늘도 그녀의 꿈을 먹으며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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