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통지기-<1> 최광용 사회교육과 지리교육전공 교수

현재 우리 사회는 생각하기를 포기하거나 한 쪽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수용해 갈등을 낳고 상호 이해하기를 포기한다. 이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학술적으로 중립을 유지하면서도 양론의 핵심을 지적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우리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담론을 한데 엮어 건전한 토론의 장의 마련을 위해 기획했다. ‘담론통’제목사용을 허락한 김종배 시사평론가에 감사를 표합니다. <편집자주>

 

◇지구온난화는 진실인가. 거짓인가.
 
“지구온난화라는 현상이 진실이냐 거짓이냐고 물어보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과학에는 100%라는 것이 없고 단 1%의 가능성도 열어두기 때문입니다. 자연적으로 생기는 자연적 기후변화가 있고 인위적으로 생기는 기후변화가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또 여러 분야의 많은 데이터가 온실기체에 의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정확한 기후의 정의는.
 
“크게 기상과 기후가 있습니다. 기상은 특정 날짜ㆍ장소의 대기의 순간적인 일시적 상태. 즉, 날씨입니다. 반면 기후는 장기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대기의 평균적인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기후학이 지리학에 속하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어요”
 
“지리는 어떤 지역의 특성을 규명하는 학문입니다. 기후 또한 지역 대기의 보편적인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지리학의 일부라고 볼 수 있죠. 〈위 지방에서는 싱겁게, 아래 지방에서는 짜게 김치를 먹는 것도 기후와 관련이 있나.〉 예. 거기에도 기후의 영향이 많이 반영이 됐죠. 날씨가 따뜻하니까 아래 지방은 김치가 많이 쉴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오래 먹기위해 염장을 많이 해 김치를 덜 상하게 하죠”

◇혹자는 ‘겨울에 이렇게 추운데 지구온난화가 존재하는가’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설명은.
 
“그 사람은 기후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기후란 장기적인 일반적 추세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짧은 몇 년의 기후를 가지고 그게 온난화의 진위 여부를 논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래서 용어를 조금 소개할 필요가 있어요”
 
“기후변화도 있지만 기후변동이라는 것이 있어요. 기후변동(climate variability)은 올해와 내년의 기후가 연도마다 다르게 바뀌는 것입니다. 어떤 변동성 시계열 데이터에서 위아래로 흔들리는 떨림을 기후변동이라 한다면, 기후변화는 데이터에서 1차 추세선의 방향을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어떤 단기간의 특정연도의 데이터가 증가한다는 추세가 있다해도 어떤 해는 값이 추세선에 비해 굉장히 낮게 나타날 수도 있고 높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기후변동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기후시스템에서 A라는 현상이 증가 부분에 있어도 증가하는 방향으로 쭉 가는 것은 아니거든요. 중간에 여러 피드백 과정들이 있어요. 그것이 현상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양의 피드백도 있지만, 현상을 약화시키는 음의 피드백이 있어요”

◇기온 상승은 1500년 주기라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류는 약 만 년 전부터 간빙기에 살고 있어요. 그 간빙기를 홀로세(Holocene)라고 합니다. 2만 년 전 최후 빙기 때에 비해서 간빙기 때는 전 지구 평균으로 약 4도 정도가 높아졌습니다. 실제 약 2만 년 전 빙하기에서 홀로세로 접어들면서 농업이 활성화되거든요. 그때는 약 1만년 동안 4도가 상승한 거죠. 그것을 100년으로 환산한다면 0.04도가 상승한 겁니다. 그에 비해서 최근에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관측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0.74도가 상승했다고 하죠. 그러면 100년 당 상승률이 15배 이상입니다. 과거에 비해 급격히 기온이 상승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승률이 그것보다 훨씬 더 높아요. 그 이유는 대부분의 관측장비가 오래된 곳의 특징이 도시화가 된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죠. 국지적으로 토지피복이 변하다 보니까 기온이 평균 2배 더 증가했습니다. 이 현상은 국지적인 도시화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문제는 그게 어떤 자연적인 전지구 기후변화에 의한 증가분과 도시화 효과에 의한 증가분을 우리가 구분해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어떻게 변했나.
 
“우리나라에서 여름철의 경우 기온이 하나도 상승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여름철의 많은 강수량이에요. 90년대 중반에서부터 호우성 강수현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일 최고 기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습니다. 강력한 비가 오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기온을 계산했을 때 그것의 장기간의 추세를 보면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기온이 굉장히 많이 증가하고 가을철과 봄철을 비롯해 주로 추운 시기를 통해 기온이 많이 상승합니다”
 
“기온이 얼마나 상승했느냐도 계절마다 틀려요.  겨울철, 가을철, 봄철 이 순서로 온난화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요. 특히 80년대 후반부터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요”

◇제주의 기후는 어떻게 변했나.
 
“선조들의 주거지가 지금의 용담인 목관아에 중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중심이 이도동인 시청으로 옮겨와 있고 향후에는 아라동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의해 처음엔 해안지역에 아열대기후가 나타났는데 그 물리적 공간이 점점 중산간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여요. 시나리오 분석을 해보면 21세기 말에는 지금보다 여름과 같은 특성을 나타내는 기간이 2~3달 증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 말은 겨울철보다는 여름철에 에너지 사용이 급증할 수 있고 정부에서도 에너지 사용에서 에너지 피크(최고점)를 측정하는데 그 영향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는 곳이 제주가 아닌가합니다. 그래서 이에 맞는 사회경제적 정책들이 결정돼야 그러한 현상이 나타났을 때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아요”
 
“제주 지역이 향후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 시험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아열대 기후대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를 제주도를 보면서 파악이 가능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는 기후변화 발전에 중요한 입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과학적 대의제를 대중이 판단하기 쉽지 않다. 어떻게 접근하면 조금이나마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대중들이 전문적 지식을 가장 많이 접하는 통로는 언론이에요. 그런데 언론이 객관적인 과학 사실이 아니라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은 옳지 않아요. 90년대에는 언론들이 동일한 현상을 가지고도 과거에는 엘리뇨, 라니냐 때문이라고 하고 지금은 전부 온난화 때문이다라고 하는 거죠”
 
“물론 개중에는 그렇지 않은 것도 있겠죠.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없이 모든 것을 통틀어서 기후 변화 때문이다 하는 것은 틀릴 확률도 굉장이 높다는 거죠. 〈함부로 일반화하면 안된다는 말씀인가〉 그렇죠. 우리가 이제 기후변화의 양상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언론이 기사를 작성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자로서 지구온난화 이론이 완벽하다고 보는가.
 
“그건 극단적인 질문입니다. 모든 과학자들은 very likely라는 표현을 쓰지 will be라는 표현은 쓰지 않습니다.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아요. 대다수의 과학자들이 이론에 대해 동의하는 것뿐이지 5%의 의견을 무시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100명의 학자 중에 95명이 맞다고 얘기를 한다면 거기에 더 신뢰를 두겠죠. 과학자들은 항상 객관적이면서도 보수적으로 평가를 하려 노력합니다. 95%의 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축적된 자료를 보면 온난화가 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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