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의 봉사단원들 2주간 구슬땀ㆍㆍㆍ“봉사ㆍ교류정신 되새겼어요”

▲ 수업시간에 만든 부채와 탈을 단원들과 학생들이 손에 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라해외봉사단은 그동안 해외봉사활동지역이었던 라오스, 베트남 등을 벗어나 스리랑카라는 새로운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스리랑카의 수도인 콜롬보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떨어진 카렌데니야지역 센트럴컬리지에 24명의 교육·노력, 농업·기술 봉사단이 방문했다. 봉사자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현지주민들과 교류활동을 펼쳤다. 한 여름밤의 꿈 같은 경험을 한 이들과 동행했다.  편집자 주

◇타오르는 마음의 불씨

1월 13일 한국을 출발한 아라해외봉사단(단장 김광식 의학과 교수)은 중국 상해를 거쳐 14일 저녁 스리랑카의 수도인 콜롬보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습도는 한국에서 온 단원들의 피부를 금세 자극했다. 그 후 단원들은 2시간여 차를 타고 카렌데니야라로 이동했다. 목적지까지는 현지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들은 한국단원들을 반갑게 맞아주며 인사를 건네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다. 처음 보는 현지인의 따뜻한 환대는 장시간의 비행으로 피로한 단원들의 얼굴에 미소를 띄게 했다.

봉사단 일정은 1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지 주민들은 봉사자들의 방문을 기쁘게 반기며 환영식을 열었다. 카렌데니야는 외국인의 출입이 드문 곳이다. 그런 영향이었는지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난생 처음 보는 이방인을 신기하게 구경했다.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Hi, Where are you from?”을 외쳤다. 단원들 또한 “Korea”를 외치며 웃음을 지었다. 환영식이 끝난 후 단원들은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건물 외벽 페인트 작업을 실시했다. 긴 장대에 롤러를 묶어 벽을 칠하기도 하고 양손에 빗자루를 들어 먼지를 털어내기도 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이 단원들의 체력을 빠르게 빼앗았지만 이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일을 묵묵히 수행했다.

자칫 주는 사람만 즐거운 일방적인 페인트칠이 될 뻔 했으나 단원들의 활동이 재밌어 보였는지 학교가 끝난 학생들이 옆에서 일손을 자청했다. 일을 함께 하면서 학생들은 한국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국 드라마 이야기가 나오게 됐고 한국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기도 했다. 페인트칠 하나로 시작된 교류의 작은 불씨는 그렇게 조금씩 타오르기 시작했다.
 

▲ 11학년 수업중 한희주(지리교육전공 3)씨가 ‘동서양의 사고를 비교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봉사를 시작하며

교육·노력, 농업·기술 봉사팀의 메인프로그램은 1월 18일부터 이뤄졌다. 교육팀은 두팀으로 나눠 센트럴컬리지 8학년과 11학년을 맡았다. 8학년의 프로그램은 총 5일간 3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고 11학년은 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육팀은 수업을 위해 봉사를 가기 약 3주전부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그 결과 8학년 담당팀은 양치질 교육, 위시트리 만들기, 탈·부채 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11학년의 경우 망원경 만들기와 동ㆍ서양의 사고를 비교하고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완성시켰다.

현지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겪어보지 못한 수업방식에 놀라움을 표했다.

수업을 진행하며 단원들은 학생들의 수업이해를 위해 몸짓과 표현 등 비언어적 표현을 지속적으로 이용했다. 스리랑카는 영어를 쓰는 국가이지만 8학년 학생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했다.

단원들은 학생들에게 발표를 시키고 박수를 유도하는 등의 수업방식을 통해 동적인 수업참여를 유도했다. 학생들은 처음 보는 수업방식에 당황한 기색을 표하기도 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한 모습을 통해서  학교의 수업 분위기가 굉장히 정적이고 발표수업이 잘 이뤄져있지 않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8학년 수업에 참여한 강현준(통신공학과 2)씨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경험이어서 처음 수업에 들어갈 때 긴장이 많이 됐었다”며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를 반겨줬고 이후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영열(원예환경전공)교수를 필두로 한 농업ㆍ기술 봉사팀 또한 현지학생들과 활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주로 한국의 농업기술을 전파했다. 또한 현지의 땅에서 어떠한 농업방식이 알맞는지 파악하고 현지인들에게 조언을 해줬다.

◇교권이 강했던 스리랑카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도 학생들과 단원들의 교류활동은 여러 곳에서 이뤄졌다. 하루는 단원들이 수업을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일 때 현지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단원들 한명한명을 포위했다. 그리고 펜과 종이를 내밀었다, 단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알고보니 자신들의 종이에 싸인을 해달라는 소리였다. 그렇게해서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에게 싸인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 소식을 들은 현지 교장선생님이 싸인을 받으러 다니면 혼난다는 방송을 했고 그 이후로부터 싸인요청이 잠잠해졌다.

스리랑카의 교권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교장선생님의 멘트였다. 학생을 가르치는 한국의 훈육은 많이 약해졌지만 이 학교의 훈육은 아직 건재했다. 학생들은 지나가다 선생님의 손가락질 하나에 얼굴에 겁을 먹은 표정을 하기 십상이었다.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체벌의 문화가 심하다고 말했다.

방송이 있기 전까지 단원들은 평균 200여명의 학생들에게 싸인을 진행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싸인을 해주다보니 몇몇 단원들은 “한국에서 연예인이 싸인을 왜 안해주는지 알 것 같다”며 “이렇게 많은 싸인은 처음해본다. 힘들다”는 장난스런 말을 던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지 학생들과 농구, 탁구, 크리켓 등 체육활동을 통해 교류활동을 진행했다.

◇이별을 고하며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아라해외봉사단의 2주간의 봉사일정은 모두 종료됐다. 하지만 현지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단원들을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짐을 정리하고 모였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이별식을 열었다. 교장선생님을 포함해 학생회장 등은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외봉사단의 단장인 김광식 교수는 “2주의 기간 동안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별식을 마치고 단원들은 학생들과 마지막이야기를 나누며 2주간의 한여름밤의 꿈 같았던 시간을 종료했다.

송유성(관광경영학과 4)씨는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는 걱정이 많았었다"며 "하지만 봉사활동을 진행하면 할수록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야 학생들과 조금 친해지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짧아 아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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