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FC(무선근거리통신)의 발달로 블루투스를 이용한 음악듣기가 가능해졌다.

며칠 전 필자는 문득 서귀포의 바다가 보고 싶어 시외버스를 탔다. 버스 단말기에 카드를 가져다 대는 순간 ‘처리되었습니다’라는 한 여성의 울림과 함께 2800원이 지불됐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버스카드 결제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잔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옛 생각에 잠겨 좌석에 앉아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해 음악을 들으며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한 것은 흔히 NFC라 불리는 ‘근거리 무선 통신’기술 덕분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NFC는 13.56MHz의 대역으로 아주 가까운 거리의 무선 통신을 지원하며 현재 지원되는 데이터 통신 속도는 초당 424킬로비트라 한다. 게다가 다른 기술에 비해 암호화 기술로 인한 보안의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버스요금 지불 용도로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최근 삼성페이,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 SSG페이, 카카오페이 등 흔히 핀테크라 불리는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러한 핀테크 시장에서도 NFC는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페이들은 모두 NFC기능을 기반으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버스요금결제와 유사하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카드결제 단말기에 가져다대는 순간 결제가 진행된다.

NFC의 간편성 덕분에 핀테크 시장의 규모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2013년 2,345억달러 △2014년 3,530억달러 △2017년 7,210억 달러로 그 규모는 가히 폭발적이다.

NFC기능은 우리의 일상에도 깊이 침투해 있다. 현관문의 도어락을 스마트폰의 NFC기능을 이용해 열 수 있고 더 나아가 이 기능을 좀 더 활용해 집 내부의 사물들을 밖에서 원격으로 조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집 밖에서 보일러를 켜고 끌 수 있음은 물론 회사에서 집에 있는 창문 여닫기, 에어컨 켜고 끄기 등 그의 활용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삶이 매우 편해졌다는 증거다. 반면 집밖에만 나오면 잠그지 않은 가스밸브에 초조해하던 우리들의 기억들은 이제 모두 영영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아 아쉬움이 크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