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할 수 없는

                           조안나(국어국문학과 3)

처음엔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존재를 확인하기도 힘든 크기였단 말입니다.
별로 신경 쓸 일도 아니다 싶어서 우리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 끔찍한 것이 글쎄,
어느 날부터 조금씩 커지더니....

그는 마치 눈보라 속에
홀로 남겨진 이처럼 온몸을 떨며
점점 얼어붙어 간다는 듯이
자신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그 이후의 일은 듣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언어였다.
그 이상으로 칭할 이름은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는
이미 찾지 않아도 보일정도로 커져
공간에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놀라 뒷걸음질 치고 있던 그때,
그들에게 달려든 거대한 언어가,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다 틀어막고,
보랏빛으로 질려가는 그들의 머리부터,
조금씩, 차근, 차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의 자리를 차지해가기 시작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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