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백록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됐다는 연락을 받고 매우 놀랐다. 부족한 점이 빤히 보이는 글이라 기대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지는 오래됐지만, 정식으로 완성해서 다른 사람에게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로는 소설을 쓰고 싶다하면서도 항상 이런저런 일을 핑계로 소설은 뒤로 미루고 있었다. 처음으로 소설을 완성하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확실하게 느끼게 됐다. 이제껏 문장에만 집착하고 완결을 내지 못했던 것은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나로 가득 차 있다. 앞에 있는 것에 쉽게 휘둘리는, 아직 어리기만 한 내가 그대로 담겨 있다. 내 주관을 가지고 가야할 길을 곧게 걸어가고 싶은 마음에 구상하게 된 소설이다. 소설의 마침표를 찍으며 나는 소설의 주인공이 그런 것처럼 나를 제대로 마주볼 수 있었다.

그런 작품이기 때문에 당선됐다는 사실이 더욱 감사하고 의미가 깊다.

앞으로도 소설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하고 어린지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이번 작품과 오늘을 생각하며 한발 더 나아갈 힘을 얻게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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