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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요, 반 고흐의 삶 속으로문화가 주는 위로<1> - 반 고흐 인사이드

제주도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반 고흐 인사이드
자신 안의 문화 찾아볼 수 있는 기회 될 것

친구들이 “제주도는 살기 좋고 아름다운데 공연이나 전시를 보기 힘들고 퀄리티가 있는 공연은 부르는 게 값이야.”라고 애기한다.
 

   
▲ 관람객들이 프로젝션과 맵핑 등의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별이 빛나는 밤을 관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절로 노래가 나오고 그림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진 한 장이라도 담고 가고 싶은 도시임에도 제주의 문화는 유난히 고요하다. 누구는 지리적 특성이라 말하며 누구는인재를 탓한다. 나는 무관심이라 말하고 싶다. 그대가 모르는 낮은 지하에서부터 지상까지. 당신이 잠들고 있던 그 새벽에도 문화는 살아 숨 쉬고 있다.

아직까지 집안에 틀어박혀 티비를 보며 “내 주제에 무슨 공연에 전시야.” 라고 핑계를 댄다면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오늘 저녁에 공연 보러 가’라는 말은 그리 거창한 말이 아니야.” 일주일에 두 시간의 문화. 그 문화가 당신에게 주는 위로가 얼마나 큰지 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지난 6월 17일 중문관광단지 부영호텔 지하 2층에서 오픈런이 된 후 단 2개월만의 입소문만으로 인스타그램에서 2만1000개 이상의 해쉬태그가 달린 핫플레이스가 있다. 젊은 감각이 있는 ‘제주 피플’이라면 한 번쯤은 올렸다는 노란색 네온사인 동그라미. 오늘 소개할 전시회는 태양을 닮고 싶어 했던 남자. 노란 색채의 주인공 빈센트 반 고흐이다.

전시회에 도착한 오후는 갑작스러운 가랑비에 온몸이 젖어버린 후였다. 갑자기 찾아온 비 소식에도 전시장 안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고흐의 아틀리에를 구경하고 있었다.

◇어서 와요, 반 고흐의 삶 속으로

전시회는 총 400개의 작품으로 반 고흐의 247개 작품 외에 기타 인상주의 화가들의 153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4개의 섹션으로 Ⅰ. 뉘넨의 또다른 해돋이(반 고흐, 모네, 르누아르, 드가, 터너) Ⅱ. 파리의 화창한 어느날(반 고흐, 쇠라, 시냐크, 우키요에) Ⅲ.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반 고흐, 고갱) Ⅳ. 오베르의 푸른 밀밭에서(반 고흐)로 구성돼 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 안에서 전에는 갖지 못했던 색채의 힘이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아주 거대하고 강렬한 어떤 것 이였다’ -동생 태오와의 편지에서 발췌

Ⅰ. 뉘넨의 또다른 해돋이

고흐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많은 작가와 달리 20세 후반까지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남부 시골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자연스럽게 종교에 심취했고 성직자의 길을 가려 했으나 대학에 낙방한 후 전도사의 길을 걸었다. 전도사 시절 그가 접한 하층민의 삶을 통해 공허한 설교가 그들에게 닿지 않음을 깨닫고 그림으로써 그들을 구원하고자 결심한다.

Ⅱ. 파리의 화창한 어느 날

예술의 도시 파리에 아틀리에를 세운 고흐는 화려한 색채와 부르주아적인 도시 모습이 담긴 인상주의 작품들에 빠져 샤나크를 만나면서 점묘법을 알게 되고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의 밝고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게 된다. 고흐의 파리 시기는 다양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해나가는 도전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Ⅲ.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고흐는 파리에서의 방탕한 생활을 정리하고 프로방스 지방의 아틀리에로 이주한다.  고흐는 프랑스에서 만났던 고갱을 아틀리에로 불러 ‘예술가 공동체’를 만든다. 그러나 고흐와 고갱은 타고난 성향 차를 좁히지 못했고 나날이 잦아지는 언쟁과 갈등 속에 결국 갈라서게 된다. 프로방스 거주시기는 고흐의 상징인 노란색과 파란색의 색채가 폭발적으로 드러난 때이다. 캔버스에 노란색과 파란색을 가득 담은 그는 지금까지 사랑받는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에>를 완성 시킨다.

Ⅳ. 오베르의 푸른 밀밭에서

   
▲ 아몬드 나무와 고흐의 자화상을 관람하고 있다.


고흐는 오베르 우아즈로 거처를 옮긴 후 “고통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남긴 후 37세의 나이로 밀밭에서 권총으로 자살한다. 고흐는 극심해진 정신분열 증세에도 불구하고 죽기 전 오베르에서만 80여점의 작품을 그려냈다. 고흐가 죽은 후 반년 만에 동생 테오도 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영혼의 동반자였던 두 형제는 오베르에 나란히, 그리고 영원히 잠들게 된다.

관람을 마친 후 서점에 들려 <반 고흐, 영혼의 편지(예담 출판사)>를 샀다. 전시 내내 가난했지만 강렬했던 고흐의 발자취가 담긴 편지들이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편지에는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고흐가 길거리에서 자신보다 더 비참한 미혼모 시엔을 만나 없는 살림에 동거했던 이야기나 그의 그림이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에 그림을 반드시 팔아 동생 테오에게 보답을 할 것이라는 반복된 내용의 편지들. 하지만 고흐는 평생 유화 한 점밖에 팔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사람들은 고흐가 미쳤다고 한다. 고질적 정신병으로 인해 물감을 먹기도 했고 고갱과의 언쟁 후에 귀를 잘라내기도 했으며 여러 번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의문의 자살로 귀결된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그는 정말 미쳤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돈 있는 자들만을 위한 예술에 분노하고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던 화가였다.

◇제주도 안의 네덜란드

문화는 학습지 선생님이 아니다. 수목 드라마처럼 다가가기 쉽고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강요하는 것이 없다. 그러나 문화는 당신을 어디든지 데려다줄 것이다. 18세기의 네덜란드와 노란 색채가 가득한 고흐의 아뜰로. 문화는 시공간과 만유인력의 법칙 같은 이론적이며 일반적인 것들을 초월케 한다.

◇내 안의 고흐를 발견하라

기자는 전시를 보고 책을 읽은 후 느낀 것이 많아 짤막한 글을 썼다. 그의 아뜰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글이든 사진이든 춤이든 어떠한 형태라도 당신만의 ‘별이 빛나는 밤’을 창조해 보길 바란다. 당신 안의 문화가 누군가를 저 멀리 떠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테니.

<반 고흐 인사이드: 빛과 음악의 축제>는 130여년전 고흐가 남긴 명작들을 VR, AR, 프로젝션 맵핑 등의 디지털기술을 이용하여 음악과 함께 감상하는 미디어아트형 전시이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연중무휴 오픈런으로 진행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2000원, 초중고생 1만원, 아동 8000원이며, 제주도민은 2000원 할인된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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