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스포츠를 직접 하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가 풀릴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울고 웃으며 온 국민이 하나가 되기도 한다.
 스포츠는 그 기원을 옛날의 냉혹한 생존경쟁이나 투쟁에서 찾을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는 ‘아곤’이 ‘경기’를 뜻했다. 당시의 경기는 거의 필사적이어서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사실 당시 경기에서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영어의 ‘애거나이즈’(agonize: 몹시 괴로워하다. 필사적으로 노력하다), 애거니(agony: 격심한 통증, 죽음의 고통)라는 말은 그리스어 ‘아곤’에서 유래된 것이다.
 스포츠란(sport)의 어원은 라틴어 ‘포르타레’(portare: 물건을 운반하다)이며, 거기에 접두어 ‘데’(de) ‘데스’(des)가 붙어 ’데포르타레‘(deportare: 슬픔을 없애다)가 됐다. 거기에서 고대 영어의 ‘디스포트’(disport: 흥겹게 놀다)가 나왔고 그 생략형이 ‘스포츠’(sport)이다.
 여가활동으로 즐기고 있는 스포츠가 옛날에는 장례식 때에도 치러졌었다.
 기원전 8세기 후반의 트로이 전쟁을 주제로 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는 ‘파트로크로스의 추모와 경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용장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갑옷을 입고 싸우다가 전사한 친구 파트로크의 죽음을 슬퍼해서 화장한 후에 전차경주, 레슬링, 달리기, 창 던지기, 활쏘기 등 추모경기를 열었다. 올림피아 경기는 그리스의 주신이었던 제우스를 모시는 제전경기였다.
 이렇듯 고대 그리스의 스포츠 경기는 제전경기나 추모경기였다. 당시 장례에 참석한 사람들이 묘지에 참배한 후 집으로 돌아올 때 맨 뒤에 오는 사람에게 사자의 영혼이 씌워진다는 미신 때문에 모든 사람이 필사적으로 달렸다고 한다.
  장례식에서 엄숙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고인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현재 우리의 인식으로 봤을 때 아킬레스가 장례식에서 스포츠 경기를 개최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친구를 그리며 그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조금이나마 달래보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