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클릭’ 학기운명 결정
일주일간 107명 조사 참여
사이트 속 ‘빈자리쟁탈전’
다음호 교수설문조사 예정

 >> 제주대의 작은 움직임 <1> 수강 변경 기간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진행된 설문조사로 107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진행된 설문조사로 107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빛만큼 빠른 ‘광클릭’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 신청하고도 수강 취소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강 변경기간에 이뤄지는 학생들의 ‘수강 취소’에 제주대신문이 주목했다. 일주일 간 설문조사를 통해 수강 취소 이유를 물었고, 다음호에는 교수자의 입장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 수강신청 변경기간이 필요한 이유는

학생들은 희망과목 담기 기간에 본인이 원하는 과목들을 담아 놓는다. 이 기간에는 시간 제한 없이 희망과목 목록에 과목을 담았다가 뺄 수도 있다. 본인의 직전학기 성적에 따라 담아 놓을 수 있는 강의의 수는 달라지지만, 이 외에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이 제한 받는 것들은 없다.

희망과목 담기 기간이 끝난 후에는 수강 신청 기간에 희망 과목으로 담아놓은 과목들을 신청하게 된다. 하지만 수강 신청 제도에 대해 학생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유명 연예인의 콘서트를 티켓팅하는 것 같은 한 순간의 ‘광클릭’이 본인의 한 학기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선착순으로 과목을 신청하는 제도는 전국의 대학교 대부분에서 사용된다.

수강 신청을 하면 학생 스스로가 계획했던 대로 강의 신청이 되기도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본인이 원했던 강의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대부분의 과목이 수강 정원보다 수강 신청 인원이 많다는 이유도 있지만, 일부 교과목들이 학생들에게 ‘꿀교양’, ‘꿀전공’으로 불리면서 학생들이 해당 교과목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강 정원이 40명인 교양 과목이 있는데 인기가 많은 강좌는 많게는 몇 백 명의 학생들이 희망과목을 담고, 수강 신청을 시도하게 되니 수강 신청 실패가 빈번하게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원했던 교과목 수강 신청에 실패하더라도 구제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것이 바로 ‘수강 신청 변경 기간’이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교과목 담당교수 확인을 받은 후 소속 학과와 교과목 개설학과에 직접 제출해 추가 수강 신청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담당교수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수강 정원 자체를 늘려 해당 강의를 수강하게 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강 정원을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교수들은 학생들의 수강 증원 요청을 거절하기도 하며, 학생들 스스로도 교수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수강 증원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기도 한다. 

이에 학생들은 수강 증원 요청이 거절된 경우나 직접적인 소통을 꺼리는 경우, 수강 변경 기간을 이용해 두 번째 수강 신청 기회를 얻게 된다. 이 기간 동안엔 하영드리미 수강 신청 변경 사이트에 접속해 수강정원이 충족되지 않은, 흔히 말하는 ‘빈자리’를 노려 신청할 수 있다.

◇ 수강 변경 기간 ‘빈자리’를 노린다

학생들이 신청할 수 있는 교과목의 ‘빈자리’는 두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첫 번째 이유는 수강 신청 기간에 해당 교과목의 수강 정원만큼 학생들이 신청하지 않은 경우다. 예를 들면 수강 정원이 50명인데 학생들이 수강 신청 기간에 30명 정도만 신청한다면 수강 정정기간에 20명의 학생들이 빈자리에 대해 수강을 신청을 할 수 있다.

빈자리 발생 두 번째 이유는 학생들이 수강 정원에 맞게 수강 신청을 완료 했으나 수강 변경 기간 동안 수강 신청을 취소한 경우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수강 정원이 50명이라 학생들이 수강 신청 기간에 50명의 정원만큼 수강이 신청됐지만, 학생들이 개강한 후 각자의 판단에 따라 본인이 신청한 강의를 취소해, 취소한 만큼의 빈자리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제주대신문사는 학생이 원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해당 교과목을 수강 신청했음에도 수강 신청 변경 기간에 수강 취소하는 두 번째 이유에 주목해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추가적으로 수강 변경 기간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자유로운 의견을 듣고자 했다.

◇ 그래서 도대체 ‘수강취소’ 왜?

설문조사는 네이버 폼을 이용해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진행됐다. 제주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통 창구인 에브리타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했으며, 일주일간 107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5점 척도로 수강 변경 기간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 2문항, 수강 변경 기간에 수강 취소 이유에 대한 객관식 1문항, 수강 취소 이유를 자유롭게 적는 질문 1문항, 수강 변경 관련해 자유롭게 의견을 적는 질문 1문항으로 총 5문항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를 실시한 주된 이유인 ‘수강 변경 기간에 수강 신청을 취소하는 이유’에 대해서 복수 응답 3개까지 허용한 결과 본인이 생각한 수업내용(커리큘럼)과 차이가 있어서(25.4%)로 1위, 교수님과 맞지 않아서/해당 수업보다 더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서(16.7%)로 공동 2위, 시험기간 때 부담이 큰 수업이라 판단돼서(15.1%)가 3위를 기록했다. 

또한 학생들이 생각하는 수강 취소를 하는 이유를 자유롭게 적는 질문에 학생들은 공강시간/강의실 간 동선을 고려한 시간표 조절, 강의평 고려, 개인 스케줄과 조정을 하기 위해 수강 취소를 한다는 등의 다수 의견이 나왔다. 

수강 취소 이유 질문 이외에도 수강 변경 기간 관련한 만족도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수강 변경을 위한 일주일이라는 기간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불만족(5.6%), 불만족(15%), 보통(22.4%), 만족(26.2%), 매우 만족(30.8%)의 결과였다. 매우 불만족을 1점, 매우 만족을 5점으로 두고 만족도를 계산한다면 일주일이라는 수강 변경 기간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6이었다.

두 번째 만족도 질문인 하영드리미 수강 변경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불만족(15%), 불만족(23.4%), 보통(16.8%), 만족(26.2%), 매우 만족(18.7%)의 결과였다. 매우 불만족을 1점, 매우 만족을 5점으로 두고 만족도를 계산한다면 수강 변경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1이었다.

수강 변경 기간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질문에 겹친 응답을 기준으로 나눈 결과 수강변경기간 동안 신청할 수 있는 시간이 9시, 21시로 하루에 두 번으로 제한 시스템은 ‘신청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신청 웹사이트의 오류가 빈번하다’, ‘정정기간 연장 필요’ 순으로 중복된 의견이 많았다. 

추가적으로 ‘신청 웹사이트에서 과목의 정원수를 한 번에 보게 해달라’는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견제시가 있었다. 현재 교양 과목은 자신이 클릭한 과목에 대해서만 정원수와 신청 인원을 제시하고, 전공과목도 자신이 선택한 전공과 학년의 커리큘럼만 볼 수 있다. 만일 다른 교과목 현황을 보고 싶다면 다시 기준을 바꿔 선택한 후 검색해야 하기에, 이런 재검색 과정 없이 한 번에 정원과 신청 현황을 보게 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107명 중 64명이 선택하고 수강 취소 이유 1위를 기록한 ‘본인이 생각한 수업내용(커리큘럼)과 차이가 있어서’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며, 이에 대한 질문을 제주대신문사에서 계속 이어갈 것이다.

수강 변경 기간은 학생들에게 수강 신청 실패의 결과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이다. 하지만 학생 본인이 간절히 원해 치열한 수강 신청을 하고 개강 이후 수강을 취소한다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