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교수생활 <12> 임춘택 독일학과 교수

임춘택 독일학과 교수
임춘택 독일학과 교수

 

이야기 치유는 자신의 문제를 표현하고 객관적인 차원에서 다루기에 마음의 고통을 해소하고 문제 상황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학습자들은 작품에 자신의 문제를 투영하고 작품 속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하기도 한다. 때론 감정을 글로 표출하거나 작품 생산을 통한 심신의 치료를 경험할 수 있다.

이로써 학습자 본인이 갖는 해결되지 못한 심적, 육체적 문제가 이야기 치유를 통해 유의미한 회복과 해결에 이르게 돼서 건강한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이야기 치유를 활용한 우리 학교 인기 교양 과목 ‘이야기로 치유하기’를 가르치는 독일학과 임춘택 교수를 만났다.

▶‘이야기로 치유한다’라는 의미는.

이야기로 치유한다는 것은 말하기나 글쓰기, 문학으로 치유한다는 개념이다. 문학작품과 소설, 시, 드라마 등의 문학 장르가 있다면 소설 장르를 이용한 치유라고 보면 된다. 문학에는 교육적인 기능, 재미, 흥미 등 미적인 것들과 치유적인 기능이 있다.

이야기 치유는 이야기의 변형을 강조한다. 우리가 갖는 과거의 이야기는 다양하지만, 치유를 위해서는 상처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해 상처 난 이야기를 대안적, 치유적, 행복한 이야기로 변형시킨다. 인물, 사건, 배경을 재조명하거나 내가 경험했던 것과 다른 것을 제시해 소설처럼 쓸 수도 있다.

핵심은 문제 이야기, 상처 난 이야기, 바꾸고 싶은 이야기를 은유를 변형시키는 등 상상력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이야기 치유의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이야기로 치유하기 수업은 어떤 수업이고 개설하게 된 계기.

치유적 이야기, 문학, 전공과 관련한 분야 중 문학의 치료적 기능, 글쓰기의 치료적 기능에 대해서 몇 년 동안 연구했다. 연구한 것을 기반으로 수업 시간 때 이론을 배우면서 감정도 표현하는 글쓰기가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야기 치유에서는 나만이 글을 볼 수 있기에 감정적으로 격한 이야기라든지 다 적을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 마음을 드러내고 토로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개설했다.

수업 시간에는 문학작품, 가족관계와 같은 실제 이야기 또는 치유 목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 드라마, 희곡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보면서 글을 많이 쓴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우거나 알아갔음 하는 게 있다면.

본인의 문제를 알고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인생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중요하지 않나 싶다. 내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성장은 더디어진다. 문제를 간과하지 말고 곰곰이 잘 생각해 나의 생활문제, 성격 문제, 학습 문제 등 여러 문제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이야기로 치유한다는 건 내가 가장 해결하고픈 문제를 설정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알아가는 것이다.

문제해결 이후에는 성장을 위한 변화도 있어야 한다. 핵심은 상상력을 통해 변화돼야 내 문제가 해결된다는 연결성에 있기에 생각이나 말로만 실천해선 안 된다. 이것을 잘해야 내 상상력들이 과거의 아픈 상처를 좋은 것들로 변화시켜주는 작업을 한다.

변화된 마음을 갖고 내 삶이 발전적으로 바뀌어 나가는 과정을 배우면 가장 잘 배운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더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피해를 안 주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을 배려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하고, 베푸는 삶이 이야기로 치유하기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방송에서 본 것 중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한국의 대학은 서열화됐다. 수직적이라는 말이다. 이것을 하나하나 수평으로 눕혀보면 출발선은 다 동등하며 갈 수 있는 길은 다 다르다. 그렇기에 자기 인생의 길, 해야 하는 일, 만나야 하는 사람, 기질, 재능 등 가진 것이 다 다르다.

다 각자에게 맞는 것이 있기에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며 나를 이해해가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열심히만 하면 눈에 띄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수직적인 대학 서열보다 수평적으로 봐야 한다. 수직은 세워놓고 일직선으로 보면 하나의 길이지만 수평은 눕혀놓고 보면 일직선으로 봐도 무한대의 길이 있다. 무한대의 길로 가는 것을 선택하는 여러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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