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어서 총동문회 속으로 < 1 > 축산학과 총동문회

5월 14일 신제주 이화원에서 ‘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다.
5월 14일 신제주 이화원에서 ‘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다.

 

제주대학교 축산학과는 모교가 태동하면서 개설한 유서 깊은 학과로 꼽히고 있다. 축산학과는 돼지, 소, 닭 등의 가축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키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전문적인 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해 나라에서 자체적으로 처음 부흥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산학과는 1952년 제주초급대학 설치와 함께 인가됐다. 이어 1997년에 동물자원학과로 명칭이 변경됐고, 2008년에는 학과 개편에 따라 현재 생명공학부 소속 동물생명공학전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축산학과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듯 지난 8월 19일 제66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57회 동물생명공학전공 동문이 졸업하는 등 총 111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중 축산학과 졸업생은 총 347명, 학과 명칭이 개칭된 후에는 772명의 동문이 졸업했다. 1회부터 57회까지 배출된 졸업생들은 학계는 물론 정계와 재계에 진출했고, 공무원, 연구사, 지도사 등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축산학과의 명칭은 바뀌었지만, 학과 동문회 명칭은 ‘축산학과 총동문회’를 유지하고 있다. 축산학과 총동문회(회장 오영익ㆍ길갈축산 대표)는 1973년에 발족했으며, 내년 초에 회칙 개정과 새로운 회장 부임 등을 위한 정기총회가 열린다. 현재의 회장직 등 여러 직책은 2년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상황으로 인해 2년 더 연임해 총 4년째 맡고 있다.

축산학과 행사로는 정기총회, 스승의 날 행사 등이 있지만, 대표적인 행사는 목양인의 날이다. 목양인의 날은 1968년에 처음 개최된 행사로, 매년 열리다가 2019년에 열린 제52회 목양인의 날을 끝으로 작년까지 개최되지 못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11월 5일에 제53회 목양인의 날 행사가 약 3년 만에 열린다.

목양인의 날에서는 호텔 대회의실 등을 빌려 선후배들이 만남의 장을 갖는다. 만남의 장 속에서 농ㆍ축산 등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들이 학과 관련 직무를 희망하는 재학생들에게 취업 관련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해준다. 동문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재학생들과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동시에 후배들의 사회 진출과 취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위 행사는 재학생 주축으로 열리는 행사로, 동문 선배들은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없게 후원해준다. 과거에 열린 목양인의 날 행사는 이틀간 진행됐으며, 당시에는 학생회관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와 함께 개최됐다. 행사에서는 육ㆍ유가공 제품전시회 및 시식회, OX 퀴즈, 계란 멀리 굴리기, 메추리알 옮기기, 우유 팩 많이 들기, 우유 빨리 마시기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축산학과 동문회는 10월 23일에 열리는 제주대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돼지 3마리 정도를 기부할 예정이다. 이전부터 체육대회를 할 때면 학교 동문을 위해 축산학과 동문회 중 양돈하는 동문 약 20명이 돈을 모아 돼지 3마리 정도를 축제에 후원했다. 기부한 돼지는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동문이 같이 삶아 먹고 국수를 해 먹는 등 나눠 먹는다. 돼지를 기부하는 동문들은 사회에 환원하는 마음으로 기부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체육대회를 할 때면 축산학과의 단합력은 거의 1등이라고 할 수 있다. 총동문회 체육대회에서는 개회식을 할 때 인원수가 많은 팀에게 상을 주는데, 축산학과는 1위 혹은 2위를 할 정도로 협동심이 뛰어나다. 그렇다면 지금 이 동문들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들은 다음과 같다.

△7회 졸업=강대평(전 제주도 축산과장) △8회 졸업=강민수(제주대 동물생명공학 전공 명예교수) △13회 졸업=오성종(전 국립축산과학원장), 고문석(전 난지축산연구소장) △14회 졸업=양창범(전 국립축산과학원장, 현 제주대 동물생명공학 석좌교수), 김동후(퓨리나사료 제주대리점 대표) △15회 졸업=김명원(전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장) △16회 졸업=김종철(전 제주도 축산과장) △17회 졸업=김철균(조이바이오영농조합법인 대표) △18회 졸업=양영훈(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명예교수), 송상택(전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 과장), 박세필(제주대 바이오메티컬정보학과 교수) △19회 졸업=박원홍(한라산영농조합법인 대표) △20회 졸업=김경원(전 제주도 축산진흥원장) △22회 졸업=오영익(길갈축산 대표) △23회 졸업=이왕식(제주대 동물생명공학전공 교수), 김영훈(전 제주도 축산진흥원장) △24회 졸업=오권실(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사무국장) △26회 졸업=양병철(난지축산연구소장), 김용관(서귀포시 축협 조합장), 김성진(전 제주양돈농협 조합장) △27회 졸업=이승훈(천지연축산유통 대표) △28회 졸업=김대철(제주축산진흥원장), 고권진(제주양돈농협 조합장) △29회 졸업=오숙희(삼성생명 팀장) △31회 졸업=고봉석(대한한돈협회 부회장), 김대진(제주도의회 부의장), 김상헌(종합축산 대표) △32회 졸업=양원종(제주도 축산정책팀장) △33회 졸업=안철수(SM영농조합법인 대표) △34회 졸업=김남영(국립축산과학원 기획조정과), 강기봉(호원영농조합법인 대표) △35회 졸업=김현호(서귀포시축협 팀장) △36회 졸업=전영환(제주축산 대표) △39회 졸업=강명수(진성축산 대표) △40회 졸업=현종협(애니웰팜 대표) △41회 졸업=서경훈(퓨리나사료 제주대리점 대표) △42회 졸업=김성미(서귀포산업고등학교 교사) △43회 졸업=김미나(축산물품질평가원 제주지원) △45회 졸업=황순회(제주시 축산과) △51회 졸업=부현우(제주시 축산과) 등이다.

30년 넘게 농장을 운영하시던 아버지로부터 농장을 물려받아 현재 한림읍에 있는 ‘신제주 농장’에서 흑돼지를 키우며 5년째 농장을 운영해가고 있는 김충남(39회) 사무국장을 만났다. 김 사무국장은 축산학과 총동문회 사무국장으로서, 축산학과와 관련된 사무 일과 함께 축산학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축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냄새 등으로 인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 지하수 오염과 악취 등의 문제로 인한 인식 때문에 점점 힘든 산업이 됐다”며 “환경적인 규제나 법이 강화됨에 따라 산업 하는데 있어 많이 위축되고 힘들어진 상황”이라 밝혔다.

이어 식량 주권을 언급하면서 “쌀이나 돼지고기는 안 먹을 수 없다. 쌀값을 포기하는 순간 가격이 폭등하듯, 원자재가 없으면 값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우리가 포기하는 순간 이 산업은 없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는 축산업을 보면 규제나 법이 강화됐기에 나이 드신 분들은 예전과 다른 환경에 적응하고 경영해가기 힘들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에게 농장을 판다거나 자식에게 넘기는 세대가 왔다”고 말했다.

반면 김 사무국장은 “오히려 역으로 생각하면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 결국 새롭게 진입할 사람도 없기에 우리가 환경과 축산업이 공존하도록 선두로 이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게 필요하다. 축산업을 누군가는 해야 하나, 할 사람이 많이 없기에 우리가 해나가야 한다”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차별화된 축산업을 영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후배들도 축산과 연관되지 않은 분야에 취업하더라도 나중에 축산업을 하게 되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 한번 도전했으면 한다”며 축산업에 대한 포부를 드러냄과 동시에 후배들에게 큰 힘이 돼줄 수 있는 말로 끝을 맺었다.

2019년 11월 30일 메종글래드제주에서 제52회 ‘목양인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2019년 11월 30일 메종글래드제주에서 제52회 ‘목양인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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