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영상 관련 공모전ㆍ양성교육ㆍ서포터즈 참여 증가
LINC 3.0,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회 제공해야 해”
새로운 ‘스펙 쌓기’로 부담 우려되기도

10월 7일 제주대학교 박물관에서 ‘방송영상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교육’이 진행 중이다.
10월 7일 제주대학교 박물관에서 ‘방송영상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교육’이 진행 중이다.

 

최근 제주대학생들 사이에서 방송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학생들은 영상 촬영을 함께하는 소모임을 모집하거나 함께 UCC(User Created Contents)를 만들어 공모전에 출품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앞서 5월 25일자(1046호) 제주대신문에 ‘아직은 서툰 유튜버들의 힘찬 첫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제주대생 유튜버를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실은 바 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자신의 일상을 효과적으로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 영상 제작을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제 단순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를 넘어 평가하고 제작하는 생산자의 역할을 선호하고 있다. 더불어 1인 미디어의 증가와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향상된 영상 접근성이 자신의 일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상호작용하려는 MZ 세대 특성과 결합해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정환(언론홍보학과 2)씨는 “1학년 때 학과에서 진행하는 영상제에 참여해 팀을 꾸려 영상 기획부터 촬영, 연출까지 경험해 본 적이 있다. 힘들었지만 완성된 영상을 보면서 저걸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재밌었다”고 영상 제작 경험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뒤이어 “관련 학과가 아니더라도 영상 제작에 입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스마트폰으로 쉽게 찍고 무료 편집기로 제작할 수 있다. 이제는 봉사할 때나 발표 준비할 때 영상 기술을 사용해보려고 해서 여러모로 대학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하며 학생들이 영상 제작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했다.

학생들이 영상 제작 기술에 더욱 관심을 두는 이유를 살펴보면 교내외 영상 공모전 개최와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공모 분야에서 영상 부문이 추가ㆍ대체됨에 따라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학기 개강 이후만 하더라도 제19회 제주대학교 영상제(UCC 공모전), 국립대학 육성사업 영상 콘텐츠 공모전 그리고 산학연계 교육과정 영상 콘텐츠 공모전 등이 열렸다. 올해 3월에는 개교 70주년을 맞이해 기념 사진ㆍ영상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서포터즈(Supporters)는 특정 단체를 응원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교내외 기관들은 학생들을 서포터즈로 모집해 해당 기관의 행사를 홍보하도록 한다.

학생들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홍보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영상 제작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제1기 JNU박물관 서포터즈’ 모집 공고에서는 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영상 제작 및 편집 과정을 무료로 교육해준다는 지원 혜택을 강조했다.

현재 LINC 3.0사업단(단장 강태영)에서는 학생들의 관심과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MBC 아카데미와 함께하는 방송영상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처음 주최된 후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올해까지 이어지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경보 교수(LINC 3.0사업단)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가장 신뢰도 있는 전현직 감독님들을 모셨다”면서 “일회성이 아닌 10주에서 15주 정도에 걸쳐 실질적인 방송 영상 작업에 대한 이해도를 가진 학생들을 양성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산학협력관에 스튜디오 구축을 예정하고 있다. 방송영상 교육은 3기, 4기로 계속 이어갈 것이고 제주대학교에서 유능한 방송 전문 인력이 계속 양성되기를 바란다”고 방송 인재 양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교내만이 아니라 교외에서 진행되는 대외활동에서도 영상 기술 활용은 활발하다.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RCY(회장 오홍식)는 올해 8월 ‘대학생 크리에이터 지도자 과정’에 대학생 지원자를 모집하여 올해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활동을 전개한다.

‘대학생 크리에이터 지도자 과정’에서는 영상편집, 포토샵, 이모티콘 제작 기술을 익혀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영상 교육 봉사를 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 콘테스트를 통해 참가자들의 영상 작품을 발표하고 시상한다.

이미 양질의 프로그램이 제공돼 있어 학생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영상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별다른 공모전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영상 기술을 배워두면 과 특성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김성현(사학과 3)씨는 “요즘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이 있다. 사학과 특성상 답사를 가면 사진을 찍고 보정하고 그걸 자료로 이용하려면 영상을 만들어야 하니 영상 제작을 배워서 활용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요즘처럼 개인이 상품이 돼 시장에서 팔려야 하다 보니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만들려고 한다”며 “너무 스펙화된다면 우려스럽겠지만 대학생들이 취업 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은 확실히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영상 콘텐츠에 대한 경험이 대학생들에게 흥미를 충족하고 적성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방송영상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이를 이용한 서포터즈 활동, 취업 아카데미, 공모전이 많아지면서 또 다른 스펙 싸움으로 번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대학생들에게 컴퓨터활용, 한국사 1급, 토익 점수와 같이 필수적인 스펙으로 여겨지는 요건들은 졸업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취업을 위한 안정적인 스펙을 쌓는 것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더 높은 점수와 차별적인 스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경쟁은 영상을 배우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고려하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순수한 학문적 탐구와 배움의 즐거움이 아니라 모든 것을 효율적인 인적 가치 확대로 계산하려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진다.

한편에서는 실질적인 영상 제작 교육과 함께 디지털 매체와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올바른 디지털 사용’이라는 주제가 대두된 것이다.

이에 교수학습지원센터(센터장 박문영)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프로그램’ 진행을 예고했다. 디지털 리터러시에 관심 있는 재학생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1기 신청은 10월 12일 마감했고, 2기는 11월 2일까지 신청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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