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Z세대(1980년생부터 2004년생까지)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는 제주도 MZ세대의 삶과 인식 구조를 파악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MZ세대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행되었다. 조사 결과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MZ세대의 특성과 일치하거나 어긋나는 인식이 병존하였고, 의외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이다. 사실 MZ세대는 20대부터 30대 후반까지 굉장히 광범위하게 걸쳐 있는 세대이기도 해서, 일률적으로 이 세대의 특성이 어떻다고 말할 수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니 MZ세대의 특성을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일은 어쩌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성급하게 일반화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문항으로 설문 문항을 구성하였다. 건강, 주거 및 소비, 결혼과 육아, 가족관계, 경제생활, 직장과 학교생활, 공동체 인식과 사회참여 등 전반적인 삶의 형태를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이 중 MZ세대의 공동체와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이 흥미로웠다. 워낙 개인주의가 팽배하다고 알려진 세대여서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옅고, 사회참여 활동이 저조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지역에 대한 소속감에 대한 질문에서 ‘제주도에 대한 소속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51.1% 포인트 더 높게 나왔다. 

이와는 달리 사회참여 활동 중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참여한다는 응답보다 54% 포인트 더 높게 나왔다. 대체적으로 동호회 활동, 동창회 활동 등에서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였다. 반면 ‘다문화 청소년은 동일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야 한다’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73.6% 포인트 더 높았다.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세대의 응답이 일면 모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면서 사회참여 활동에는 부정적이고, 그러면서도 다문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인식을 보인다. 

수치로 드러나는 결과의 이면에 사회적 함의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경험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와 예맨 난민 이슈 등 다문화 사회의 도래는 제주에 대한 소속감과 다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MZ세대의 특성 중 하나인 ‘나’ 위주의 사고는 ‘사회’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온 MZ세대에게 배려와 양보의 미덕을 강요하기 힘든 측면이 있지만, 사회참여 활동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체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나’와 ‘사회’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고, ‘사회’는 ‘나’와 또 다른 ‘나’가 상호작용하는 곳이다. 그러니 사회참여 활동은 결국 또 다른 ‘나’를 위한 활동이 된다. 이제 ‘나’를 위해서 각자의 영역에서 하나의 사회참여 활동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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