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인간을 사유하다' 집필, 수업 자료로 활용
삶의 문제를 논해 스스로 사유하여 얻는 철학적 사고
“신념 갖고 자신의 삶을 올바르게 개척해 나가길”

이명곤 철학과 교수
이명곤 철학과 교수

‘철학’이라 하면 심오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부분의 학문은 이름만 보고 어떤 것을 연구하는지 알 수 있는 반면, 철학은 그 이름만으로 의문을 던진다. 하지만 철학은 우리 생활에 무엇보다 밀접하다. 인간존재를 탐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뿐만 아니라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면 모두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철학을 우리 삶에 녹여 학생들이 철학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교양수업인 ‘삶과 철학’을 강의하는 철학과 이명곤 교수를 만났다.

▶삶에서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학자들마다 정의가 다르다. 그중 필로소피아, 즉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철학은 다른 학문과 구별하여 설명할 수 있는데, 다른 학문은 정보를 축적하는데 의의가 있다면 철학은 지혜를 깨달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를 많이 축적하면 사회적 삶에서 성공할 수 있지만 인생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철학적 지혜가 필요하다. 

일반 철학 외에도 과학철학, 종교철학, 예술철학, 교육철학 등이 존재하듯이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본이다. 이렇게 철학은 학문과 접목되어 학문의 존재 타당성, 정신 사유 등을 논한다. 학생들이 어떤 분야를 가던지 그 분야에서 인생의 성공을 이뤄내기 위해선 철학을 알고 배워야 한다. 

▶학생들이 철학 수업에서 얻게 되는 점은.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기초 지식을 습득한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한 철학을 배울 수도 있지만 우리 삶과 철학을 연결 지어서 사회적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논할 수 있다. 수업에서는 유전자 조작, 동물 권리, 인간 본성 문제에 관해 학생들이 직접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그 문제점에 대해 정답을 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사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철학적 사고를 배울 수 있다.

철학적 사고를 배우면 결국은 자신의 삶을 올바르게 개척해나갈 수 있는 자립적인 인간이 된다. 인간이 살면서 필요한 덕목인 자립적, 창조적, 자유로움, 행복함 등은 철학적 사유와 모두 연결돼 있다.

▶집필한 <철학, 인간을 사유하다>를 소개하자면.

처음 수업을 할 때는 교재 없이 PPT 자료로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강의가 수준이 높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렇다고 강의를 쉽게만 진행하려다 보니 수업 목적이 달성이 안 돼 교재를 직접 만들게 됐다. 교재가 있으면 학생이 수업을 오기 전에 미리 교재를 읽고 오거나 책을 참고해서 내가 수업하고자 하는 말들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 책이 수업을 이끌어가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책은 12개의 주제가 있다.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꼭 알았으면 하고 사회에서 중요한 논쟁이 되는 주제들로 구성했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행복, 욕망, 종교, 죽음 등에 관련한 주제들이다. 다양한 문호 또는 철학자들의 명언 등을 인용해 우리가 삶 속에서 철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인간으로서 지향해야 할 점들을 적어 집필했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 책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가상 이상적인 것은 학생들이 책을 읽으며 받아들일 것과 비판할 것을 구분해서 충분히 사고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사회는 특히 ‘의존성’이 강한 면이 있다. 특히 언론에서나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것만 보고 그것에 자신의 생각이나 사고를 의존하는 것이 강하다. 철학을 접하면 가장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사고를 하다 보면 시대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된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올바른 것과 진리, 가치 있는 것을 지향할 수 있다. 그래서 철학을 배우지 않더라도 책을 많이 읽으며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길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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