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담 관광경영학과 1
김소담 관광경영학과 1

기독교의 에덴동산, 중국의 무릉도원, 티베트의 샴발라 등 고통 없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알려진 가상의 공간을 우리는 낙원(樂園)이라 부른다. 낙원에 대한 상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삶을 이어나갈 원동력이 돼줬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세계’에 대한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이상 사회’에 걸맞은 구체성을 확보한 것들 또한 존재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16세기 당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사회적 부조리를 통렬히 비판하는 동시에 이러한 부조리의 이상주의적 해결 방안인 ‘유토피아’에 대한 설명한다. 유토피아의 주요한 관심사는 ‘어떻게 평등과 풍요를 이룰 것인가.’이다. 소설은 당시 서민과 귀족 간 노동의 편향성을 꼬집으면서, 모두가 평등하게 노동을 한다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부유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몇몇은 이러한 유토피아적 상상력에 실질적 이론을 더해 사회주의 혁명을 이끌었다. 유토피아가 그들에게 제시한 아이디어는 하나이다. 인간을 사회에 맞추기 위한 복잡한 법령이 아닌, 인간의 사유와 정의가 바탕이 된 사회 시스템의 구축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회, 그 자체를 인간이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유가 사상의 대동세계(大同世界)를 예로 들 수 있다. “대도(大道)가 행해지는 세계에서는 천하가 공평무사하게 된다.”,“남자는 모두 일정한 직분이 있고 여자는 모두 시집갈 곳이 있도록 한다. 땅바닥에 떨어진 남의 재물을 반드시 자기가 가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들은 자기가 하려 하지만, 반드시 자기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대동세계(大同世界)) 『예기』 「여운」 편을 바탕으로 많은 유가 사상가들이 효율적인 분업 체계와 보편적 노동, 공공재에 관한 다양한 학설을 주장해왔다. 이는 유토피아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는 내용이다.

이렇듯 장소와 시간은 다르지만, 이상 사회에 대한 인류의 갈망은 인류사와 함께 꾸준히 발전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서구적 근대화의 돌입으로 유가 사상은 정치 이념으로서의 의미가 사라졌으며, 동유럽과 소련의 붕괴로 현실 사회주의는 그 한계점을 여실히 드러낸 채 쇠퇴해갔다.

이러한 지점들은 과연 온전한 사회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던진다. 이상세계는 현재의 우리에게 ‘평등과 자유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에 대한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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