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 우승으로 ‘제대로’ 마무리해 뿌듯
동아리 넘어 진정한 원팀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
한 번 맛본 우승, 내년에도 다시 한번 맛보길 원해

‘제대로’가 지난 10월 16일 2022 신세계 이마트 렛츠플레이 여대생 축구클럽 리그에서 우승했다
‘제대로’가 지난 10월 16일 2022 신세계 이마트 렛츠플레이 여대생 축구클럽 리그에서 우승했다

제주대 여자축구 동아리 ‘제대로’가 10월 16일 경기도에서 열린 2022 신세계 이마트 렛츠플레이 여대생 축구클럽 리그의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3-0으로 이화여자대학교 ‘ESSA’를 누르고 영광스런 우승을 차지한 ‘제대로’의 미드필더인 주장 고다운(체육교육과 4)씨와 수비수 고현영(생물산업학부 원예환경전공 2)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초대 챔피언으로서의 소감은.

고다운: 제대로가 초대 챔피언이라니 영광이다. 한 달에 두 번씩 비행기를 타며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 나와 기쁘고 초대라는 자리에 등극해 좋다.

고현영: 4월부터 리그전을 시작해 상위 두 팀에 뽑히고 이후 토너먼트를 통해 경기가 진행됐다. 10월이 돼서야 이 과정이 모두 끝났다 보니, 우선 후련한 느낌이 든다. 또한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한 첫 여대생 축구클럽 대회에서 우승해 더욱 남다르다.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소감은.

고다운 : 처음에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오면서 우승과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

고현영 : 관심을 주시는 만큼 좋기도 하지만, 내년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우승을 예상했는지.

고다운 : 워낙 강한 팀들이 많다 보니 걱정도 많이 됐지만, 제대로가 우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경기 전부터 우승한 것마냥 매우 좋았다.

고현영 : 고다운 주장님 말씀처럼 매 제대로는 경기에서 분위기가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다. 최선만 다하자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면서 선수들 간 긍정적인 대화가 많이 이뤄진 편이다. 또 다들 우승을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간절히 바랬다.

▶우승 포상으로 받은 상금은 어떻게 사용할 예정인가.

고다운 : 비용적인 측면에서 충당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특히 교통비로 많은 지출이 있었다. 그래서 우선 경기를 뛴 학생들에게 상금을 나누고, 나머지는 동아리 회비에 보태려고 한다.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다운 :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보니 다른 팀에 비해 유대감이 많이 쌓여있다. 또한 다수가 축구클럽 경험이 있어 개인의 기초역량이 잘 다져져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고 제대로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원팀이 됐다고 생각한 순간은.

고현영 : 우승이라는 성과가 확실하게 나왔을 때 원팀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도 맞춰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실수하거나 합이 안 맞는 등 나 자신과 팀에게 아쉬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다른 대회에서는 진정한 원팀으로 우승하고 싶다.

▶특별히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게 있는지.

고다운 : 이번 대회는 8대 8 축구였다. 8대 8 축구가 기본기나 드리블 등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도입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제대로도 8대 8 축구의 취지에 맞춰 기술적 부분에서 조금 더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포지션 연습을 할 때 원래 연습과는 조금 다르게 연습했다.개인의 역량이 부각되고, 기본기가 중요하다 보니 공간을 활용하는 전술 연습보다는 패스와 같은 기본기 연습을 주로 했다. 연습 게임할 때도 학교 운동장 전체를 활용하기보다는 좁은 공간에서 하는 연습을 주로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고다운 : 제대로만이 가질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국체육대학교와의 경기 전부터 날씨가 궂어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그런데 경기 이후 태풍으로 인해서 비행기가 결항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제대로 선수들 모두가 너무 당황하며 빠르게 다른 비행기편을 알아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다들 웃으며 이야기한다.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나.

고다운 : 연습량이 적어 주장으로서 쓴소리도 했다. 우승해서 행복하지만, 완벽하게 연습을 마치고 참가한 대회는 아니다. 우승하기 이전에 한 경기 한 경기를 승리하며 팀원들이 연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참여율을 높이려고 많이 노력했다. 조금 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며 연습율을 높였다. 현재도 연습량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선돼가고 있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 부상당한 친구들도 많았고, 컨디션도 비행기 일정에 맞추다보니 다들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이기도 하지만 학생으로서의 신분도 있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고다운 : 대회와 학업중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연습 참여도가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 대회도 학업적인 부분에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결승 때는 시험기간과 겹쳐 버스 안에서 공부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고현영 : 연습 시간과 아르바이트 시간이 겹치면 연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너무 아쉽다. 특히나 시험기간이 되면 연습은 해야 하는데 공부 역시도 중요하고 놓칠 수 없다 보니 힘들다. 연습과 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부담이 된다. 이번 대회에서도 학업과 병행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한 몇몇 친구들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포기하기도 했다.

▶결승전이어서 특별히 긴장된 것은 없었나.

고다운 :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제주도에서 먼 길 왔으니 연습한 것처럼, 평소처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 했다. 매 경기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편이기도 하고 워낙 팀 분위기도 좋아 결승전이라고 더 크게 와닿았던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경기 운영에 있어 부담은 없었나.

고다운 :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작년과 달리, 올해 제대로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게 되면서 부담이 컸다. 그리고 작년에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올해돼서야 알아주네 하는 속상함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담감이 제대로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한 번 우승을 맛봤으니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현영 : 덧붙여, 부담이 되는 만큼 결승전을 위해 상대 팀 경기 영상도 찾아보면서 분석했다.

▶개선할 만한 것이 있다면.

고다운 : 생각한 것 만큼 연습을 많이 진행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많은 연습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기 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서 잘 됐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선수들간의 합이 잘 맞아 티키타카가 되는 경기 운영은 아니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또 이를 통한 득점이었다고 확언할 수도 없다.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를 처음 접하는 부원들과 이미 기본기가 쌓인 부원들 사이의 실력 차이를 줄여나가야 할 것 같다. 연습 참여율을 높이고 기본기를 채워나가며 합이 맞는 진정한 원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앞으로의 목표.

고현영 : 개인적으로 역량이 높다고 생각하는 주장님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내년에 졸업한다. 이로 인해 팀 내부에 공백이 생기는 만큼, 나머지 인원들이 더 열심히 연습해서 빈자리를 잘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년에는 진정한 원팀으로서 우승하고 싶다. 올해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면서 제대로는 앞으로도 나아갈 예정이다. 올해만큼 내년에도 많은 관심 주시면 감사하겠다.
 

운동장에서 ‘제대로’ 팀원들이 경기 중 쉬는 시간에 모여 운영 전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운동장에서 ‘제대로’ 팀원들이 경기 중 쉬는 시간에 모여 운영 전략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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