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진 기자
신수진 기자

2022년의 끝에 다다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연말을 준비하며 나에게 올해는 어땠을까? 떠올려본다. 올해 초에 세운 새해 목표를 되짚어보기도 하고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를 언제 이룰지도 고민한다.

하지만 연말에 대한 설레는 마음도 잠시 올해를 돌아보면 정신없이 살아왔다는 생각뿐이다. 그리고 여전히 일 하나를 끝내면 새로운 일 시작하기를 반복하며 정신없이 살고 있다.

이럴 때마다 ‘바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건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당장 할 일부터 하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왔다. 대학이라는 목표가 있었음에도 목표를 이룰 수 없을까봐 늘 불안했기에 그런 마음으로 살았던 거 같다. 또한 나는 미성숙한 10대이기에 어른인 20살이 된다면 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10대의 나는 지금쯤이면 여유로이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우고, 돈도 많이 벌고, 커피 한잔을 멋있게 즐기는 사람일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고등학생 때와 비슷하게 지금 당장 할 일부터 끝내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몰아치는 과제에 시험 준비와 미래를 위한답시고 도전한 다양한 대외활동. 취업을 위해서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자격증 따기. ‘대학생이 제일 바쁜 인간일거야’라고 우스갯소리 하며 할 일을 해나갈 뿐이다. 

잠까지 줄이며 일만 하다 보니 바쁨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교수님과의 상담이 있었다. 먼저 서로에게 안부 인사를 하다가 나는 어딘가 피곤해보이시는 교수님께 ‘많이 피곤해보이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라고 물었다. 교수님은 ‘제가 벌여놓은 일 수습 하느라 너무 바쁘네요’ 라며 잠을 3-4시간씩 밖에 못자고 일한다고 하셨다.  

나는 교수님의 답변을 듣고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교수님 나이대가 되면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아니 였다니!’ 하며 놀랐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바쁘게 살아야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바쁨에 대한 글을 보게 됐다. ‘10-20대는 미래를 준비하느라 바쁘고, 30-40대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바쁘고, 50-60대는 원하는 일을 해야 해서 바쁘다’는 내용이었다. 

글귀를 다시 읽어보면 미래를 위해 바빴기에 그에 따른 성과를 이룬 것이며, 주어진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바쁘게 수행한 자만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글귀가 우리의 바쁜 일상에서 오는 지침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겠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그에따른 불안감을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많은 학생이 연말을 마무리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자신과 일이 주객전도 된 거 같고, 끝이 보이지 않아 지치고 그럼에도 끊임없이 바쁨을 자초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바쁨은 계속될 거다. 다만 그 바쁨의 이유는 달라지며 그 바쁨의 이유가 달라지기 위해, ‘지금’ 부터 바빠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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