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에게 감시받는 탐방 왜?

▲ 태극기를 들고 올라갈 수 없었던 청산리 대첩비 앞 계단.

거리의 대부분을 버스로 이동하는 탐방단에게는 항상 자동차 한 대가 따라 붙었다. 뒤를 밟는 차량은 중국 공안이다. 고구려의 유적지에서든, 독립군의 전적지든 어디든 쫓아 다니며 감시했다. 그들의 통제 하에 있었기에 태극기를 들거나, 애국가를 부르는 등 국가와 관련된 행동 들은  눈치를 보게 됐고 실행을 할 경우 제재당하기 일쑤였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사소한 행동에 관해서는 특별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유독 이번 탐방에서는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왜 이렇게 우리를 감시하는 것이었을까?

탐방을 함께한 한 국방연구원은 “중국은 한국인과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조선족 앞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을 보이면 그들이 독립을 하고 싶어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조선족이 독립을 해버리면 다른 소수민족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기에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 공안들을 풀어 감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에서도 나오듯 중국은 현재 소수민족들의 독립의지를 꺾기 위해 많은 정책을 펴고 있다. 티벳이나 위구르족처럼 민족들이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시위를 진행하는 등 대륙내에서는 아직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취해야 하는 행동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이 G2라고 불릴 만큼 강대국이 됐지만 여전히 중국 사회 내부는 경직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ㆍ중간의 악화되고 있는 관계도 이유 중 하나였다. 중국에 있을 7월 중순 당시 한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중국, 러시아간의 갈등은 예상된 문제였는데 그 불씨가 역사탐방을 온 단체들에게도 튄 것이었다.

중국과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행동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은 중국에게는 크나 큰 타격이었다. 한국정부는 사드배치가 남한의 방어차원이라고 발표했지만, 중국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봉쇄 혹은 고립정책에 편입해 자신들을 억제하는 군사적 대응이나 협력체제에 참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배치가 결정된 이후 중국은 한국 정치인들의 입국을 제한하기도 하고 기업과 정부기관도 경제적으로 제재하려고 한다.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방식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보복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은 아직도 위에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전히 대륙 내부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소수민족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의 사드배치도 막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더 큰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공안을 투입해 한국인들을 감시할 것이며 만주에 있는 유적지에 접근할 때도 엄격한 제재를 가할 것이다.

국가와 국가간의 문제는 실타래가 엉킨 것처럼 아주 복잡하게 꼬여 있다. 하나의 문제는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되고 결국 갈등의 시발점이 된다. 첨예한 대립 속에서 한ㆍ중간의 외교가 다시 한번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