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예원 편집국장
현예원 편집국장

‘시작과 끝, 끝과 시작’ 두 개의 단어는 완전히 상반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누구보다 서로 얽히어 상호 연결돼 있다. 시작이 있다는 것은 끝이 있다는 것이며, 끝이 있다는 것은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2023년 계묘년의 해가 도래했다. 누군가는 졸업을, 누군가는 입학을, 누군가는 퇴임을, 누군가는 위임을 받는 그 절묘한 끝과 시작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끝과 시작 그 교차점에 서 있는 지금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스쳐지나갈 것이다. 자신이 한 일이 끝났음을 자각하고 아쉬워 할 수도,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 할 수도 있다. ‘내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시작에 끝이 있을까?’ 걱정하며 자신에게 이미 끝난 그 현실 속에서 안주하고 싶을 수도 있다. 끝나지 않았길 빌면서 말이다. 특히나 대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진정한 사회생활이라 불리는 곳으로 뛰어들 자신이 없어 대학교에서 여전히 학생 신분으로 있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놓친 것은 그들은 이미 수많은 시작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현재 자신이 안주하고 있는 삶이 끝났다는 것은 수년 전, 수개월 전 이미 그 일을 ‘시작’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 앞에 놓인 새로운 시작은 열심히 끝을 향해 달려온 자신에게 주는 상이자 도전이다. 

수많은 처음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끝이라는 결실을 맺는 지금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이면 된다.

언제나 그러하듯 자신은 그 시작에 묵묵히 도전할 것이며 끝을 향해 달려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무모한 일도 해내고 있는 자신을 말이다. 

나는 이번 신문을 마지막으로 제주대신문에서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나의 신문사 활동은 끝났지만 300일도 채 남지 않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한다. 끝과 동시에 시작할 것이 생긴 셈이다.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전이 언제 끝날지, 끝이 있는 건지 걱정과 불안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수많은 시작을 하고 수많은 끝을 맞이하며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렇기에 다시금 도전하려고 한다. 

끝은 새로운 시작의 신호탄이다. 모두가 끝을 향해 달려나갔던 과정에서 배운 자세를 간직하며 새로운 시작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했으면 좋겠다. 

가는 길이 어두워 끝이 보이지 않아도, 길을 조금 헤매도 자신의 인생에서 맞이했던 수많은 ‘끝’들이 증명하듯 분명 끝은 있다. 그렇기에 각기 다른 끝을 맞이한 지금 시점 자신 앞에 주어진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되길 빈다. 

더불어 자신이 쏟아부은 노력들이 끝난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 사람들도 미련을 털어내길 바란다. 끝이 새로운 시작의 신호탄이란 것은 끝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아쉬움은 접어두고 자신 앞에 놓인 새로운 시작을 반기며 나아가는 학생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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