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지금도 졸업식을 맞이할 때면 어릴 적 듣고 불렀던 그 노래 구절이 저절로 떠오른다. 당시만 하더라도 초중고 졸업은 일종의 혜택이었다.

제주대학교가 2022학년도 전기 수여식을 통해 학사 1454명, 석ㆍ박사 305명 총 1759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 속엔 다양한 인생 경험과 각기 다른 사연들 또한 존재할 것이고, 앞으로의 세상사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묵묵하게 거쳐 온 졸업생들에게 깊은 경의와 격려를 표한다. 

그러나 대학 졸업생들 앞에 펼쳐진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더욱 좁아진 취업 문제로 채용박람회 등이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청년 취업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도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가 저조한 상황에서 정부 바람대로 민간 영역이 대학 졸업생들을 대거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조바심은 금물이다. 추세에 맞춰 단순한 취업에만 몰두하다 보면 스스로의 정체성마저 잃는 커다란 과오를 범하기 십상이다.

지난 80년대 29살 늦깎이로 대학을 졸업한 필자는 1년 동안 허송세월하다 우연찮게 공직에 입문하게 됐다. 당시의 공직 생활은 지금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더욱이 언론인을 꿈꾸던 터라 늘 가슴 한 구석에 미련이 남아있던 차에 마침 새로운 지역신문사가 창간되면서 3년여의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30년 언론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물론 공무원에 대한 미련도 남아 있지만 당시의 선택에 대해서 결코 후회는 없다.

언론인 생활을 마감하고 60대 중반에 접어들며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사회의 저명인사나 고위직이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아직도 쌩쌩하게 장사를 하거나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친구들을 만날 때이다. 그들에겐 남모를 큰 자부심이 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일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는 인생전반을 좌우한다. 결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끊임없이 전진하고 도전하라.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란 없다.

대학이란 알을 깨고 나와 새로이 세상을 날게 된 졸업생들에게 다시 한 번 큰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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