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혁신사업으로 ‘학생 자율성’ 확대한 글로벌 챌린지
‘설계-일본 일정-발표’로 치열한 발걸음 남긴 학생들
“맨땅에 해딩” 예상치 못한 실패에도 함께 힘 모았다

2월 5일 나리타 공항에서 귀국을 앞둔 글로벌 챌린지 B조 팀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다
2월 5일 나리타 공항에서 귀국을 앞둔 글로벌 챌린지 B조 팀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다
 2월 21일 제1차 글로벌 챌린지 MASTER 프로젝트 결과발표회를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월 21일 제1차 글로벌 챌린지 MASTER 프로젝트 결과발표회를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략기획과(과장 강명숙)는 1월 2022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제1차 글로벌 챌린지 MASTER 프로젝트를 개최했다. 글로벌 챌린지는 해외에서의 진로 탐색 과제를 학생 스스로 설계하고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챌린지는 학생들이 수행 과제를 직접 발굴하고 설계해 해결하는 능동적인 프로젝트로 기획했다. 이전까지의 혁신사업과 달리 학생들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첫 시도였다. 

전략기획과 계약교수 이은정씨는 “글로벌 챌린지 이전에 로컬 챌린지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제주지역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개의 키워드만 제시하고 학생들 스스로 팀을 구성하여 도전과제를 설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달 후 결과발표회를 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확신이 들었다”며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학생들에게 과제로 주는 방식을 벗어나야겠다는 확신이었다. 또 큰 주제와 핵심가치만 제시하고 학생들이 각자의 관심분야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게 훨씬 성장의 폭이 넓겠다는 확신이었다”고 전했다.

접수 기간인 지난 1월 2~6일 동안 많은 참가 희망자가 몰렸다. 1차 서류 심사에서 챌린지 계획서와 지원 자격을 검토하고 2차 심사에서는 발표 및 면접을 진행했다.

16팀 중 ‘트렌드 스페이스’, ‘동방견문록’, ‘탄포포’, ‘비에프’, ‘치얼업’ 총 5팀이 최종적으로 선발됐다. 함께 선발 명단에 들었던 ‘경대H.O.T’는 코로나19 관련 문제로 최종 탈락했다.

‘치얼업’ 팀 박예림(사회학과 3)씨는 “사실 처음엔 많이 망설였다. 계획서만 10장 이상 써야하는 것도 어려웠고, 해외 기관에 직접 연락해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도 버거울 것 같았다.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뒤이어 “그러다 치얼업이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내가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실패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울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서 글로벌 챌린지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챌린지 운영 기간은 1월 30일부터 2월 5일었지만 계획과 선발 과정, 향후 발표회 준비가 포함돼있어 더 긴 호흡이 필요했다. 참가 학생들은 겨울방학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챌린지 수행에 투자했다.

당초 글로벌 챌린지 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참가팀은 일본과 타이완 두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러나 타이완 신청 팀 중 최종 합격 팀이 없어 제1차 글로벌 챌린지는 일본에서만 이뤄지게 됐다.

선발된 5팀은 A조에 ‘트렌드 스페이스’와 ‘동방견문록’, B조에 ‘탄포포’와 ‘치얼업’ 그리고 ‘비에프’로 나눠 각각 1월 30일, 2월 1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출국 후 각 팀은 개별 계획대로 4박 5일 간 일정을 수행했다.

‘트렌드 스페이스’는 코로나19 언택트 시대 이후 일본의 오프라인 공간 트렌드 사례를 탐구했다. 플래그십 스토어 유니클로 긴자점,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도쿄 등을 방문해 오프라인 매장 변화를 살폈다. 귀국 후 공간 분석 내용을 담은 노션과 QR 코드로 접근할 수 있는 카드를 제작해 배포했다.

‘동방견문록’은 고령화를 교육과 언론, 행정 세 관점으로 바라보고 더불어 살아하는 사회 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탐색했다. 대학교에 방문해 평생 교육에 대한 교수 인터뷰를 진행하고 노인 친화 마을에 방문해 한국 전통 놀이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해당 활동을 통해 ‘동방견문록’은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 회원 카드제를 제안하고 사라캠퍼스 공간 활용 방안 및 노인회관을 거점으로 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소개했다.

‘탄포포’는 일본의 생활환경복지 방향성 탐구를 주제로 삼았다. 크게 노인 복지, 장애인 복지, 소비자 복지로 나눠 관련 기관을 방문했다. ‘조수의 길’과 ‘고향의 집 도쿄’를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또 롯폰기 코스, 센소지 및 아사쿠사 신사에서 배리어프리 시설을 관찰했다. 관찰 내용을 바탕으로 배리어프리 코스맵 제작과 장애인 복지 정책을 제안했으며 세컨핸드 플리마켓을 열 계획이다.

‘탄포포’ 팀원 전예나(생활환경복지학부 4)씨는 “처음에는 인터뷰 기관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아무것도 주어진 것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는데 열심히 구글링 하다 보니 조금씩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아키하바라 지역에서 인터뷰를 무려 세 곳이나 다녔다. 이때 인터뷰들은 전부 즉흥으로 진행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일본어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어느새 긴장감이 해소되고 인터뷰에 몰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치얼업’은 일본 히키코모리 복지 사업을 통해 한국 및 제주지역에 한국 은둔청년 지원 방안을 알아보고자 했다. 

히키코모리 지원 단체인 K2 인터내셔널 코리아와 NPO법인 GOOD 및 도쿄 인근 상담소들을 방문했다. 주요 사업과 인터뷰를 내용을 바탕으로 제주 청년센터에 은둔청년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청년 복지기관 홍보를 기획했다.

박예림(사회학과 3)씨는 “가장 힘들었던 건 인터뷰 대상을 정하고 인터뷰를 요청해 확정하는 과정이었다. 계획 초기부터 연락을 이어가던 기관에게 견학 거절을 받아 속상했었다”며 “하지만 속상해하고 있을 시간조차 없어 바로 다른 기관들을 찾기 시작했다. 다방면으로 시도한 결과 다른 한 기관으로부터 인터뷰와 견학을 허락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비에프’는 일본에서 최근 주목받는 친환경 식소비 문화를 탐색했다. 컵라면 박물관, 채식 식당을 찾아 제조 과정을 살펴보고 인터뷰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우리 학교 백두관 식당에 인공육 식단 제안서를 제출했다.

참여 학생들은 글로벌 챌린지가 난관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입을 모았다. 전 과정을 스스로 계획했기 때문에 그만큼의 책임도 뒤따랐다.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실패에도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나갔다고 강조했다.

2월 22일 글로벌 챌린지 결과 발표 및 시상식을 진행했다. 각 팀별로 챌린지 활동과 성과를 발표하고 학생들이 자체 제작한 일본 탐방 영상을 시청했다.

전략기획과 계약교수 이은정씨는 “올해 로컬챌린지와 슈퍼 루키 등 학생들이 제주지역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려 한다. 이번에 소개한 글로벌 챌린지와 4개 대학 학생들이 연합한 서포터즈 4U도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앞으로의 사업을 예고했다. 이뿐만 아니라 타 대학 학생들과 융합 팀을 이뤄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다.

 이어 그는 “제주대학교 학생 여러분, 4년 동안 열심히 실패하시라. 의미 있는 실패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 경험하시라. 그 경험의 한 가운데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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