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외침

“일본 쓰레기 안돼요!” 어린이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일본 쓰레기 안돼요!” 어린이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3월 11일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외치며 제주시청 일대를 행진했다. 일반 시민들도 가세해 시위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김정도 실행위원장은 선언문 낭독에 앞서 “오늘은 3월 11일이다. 후쿠시마에서 핵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2년이 흘렀다.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던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당시 모든 언론에서 발전소가 폭발하는 모습을 생중계 했고,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큰 충격에 빠졌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그는 “일본 정부는 항상 일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이 일어나도 핵발전소가 파괴되거나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핵발전소가 폭발하며 모든 문제들이 속속 드러났고, 결과적으로 핵발전소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이르면 4월, 늦어도 6월까지는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오염수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곳은 제주도다. 도민이 입을, 제주 해양 생태계가 입을 어마어마한 피해가 두려워 이 행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첫 발언자로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취재했던 권철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나섰다. 그는 “체르노빌 원자력 사고가 있었을 때 1300톤 정도의 오염수를 방류한 것으로 안다. 당시 가장 큰 반대를 했던 나라가 일본이다. 그랬던 일본이 거기에 1천 배가 넘는 대량의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것”이라며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 이 방사능 오염수를 왜 우리의 고사리 같은 아이들과 힘없는 시민들이 논해야 하느냐”고 항변했다.

다음 발언자 김은아 월정리 해녀는 “어떠한 협의도 없이 (오염수를)버리려고 해 우리 해녀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2011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지금까지도 방사능 물질이 생물에서 검출되고 있다”며 종사자 의견도 묻지 않는 행정을 한탄했다.

그는 “해녀들은 어떤 안전조치도 없이 1년의 절반 이상을 바닷속에 들어간다. 물질하는 동안 바닷물이 입으로, 코로, 눈으로 피폭되고 축적된다. 어찌 이런 것들이 보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며 해녀들이 몸소 맞닥뜨려야 할 현실을 털어놓았다.

아울러 “우연히 어촌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듣게 됐는데 제주도 행정은 어떻게 대응하고 막아내야 하는지 방안이 아닌 사후 보상에 관해 얘기했다. 제발 지금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강력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발언을 마무리하며 그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어머니를 따라 물질을 시작한 지 5년이 됐다. 이제 해녀라는 직업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앞으로 10년 20년 계속 물질을 이어가며 내 가족과 바다를 지키고 싶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후 반대 행진 참여자 일동은 선언문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대응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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