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는 물론 대면수업으로 정상 등교하는 재학생들의 신학기 최대 관심사는 아르바이트(이하 알바)일 게다. 용돈 마련은 물론 고금리와 고물가로 학비 부담에 한 끼 식사를 하는 데도 경제적 부담이 만만하지 않아서 그렇다.

4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등교하는 대학가에는 낭만보다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역력하다. MZ세대를 빗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요즘은 ‘청춘은 아프다’는 말이 맞겠다. 대학생 3명 중 1명은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면서 20대를 시작하는 게 현실이다. 그 빚은 청춘을 포기하라 강요한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에 용돈에 식비, 교통비 등 부담이 많다보니 청년들에게는 낭만을 찾는 것은 과욕인 듯싶다.

알바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이 최근 제주를 포함해 전국 대학생 1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새 학기를 맞아 알바를 구하겠다는 23학번 새내기는 5명중 4명(79.7%)이었다. 알바에 대한 호기심도 적잖게 작용했겠으나 구직 이유로 ‘학기 중 생활비와 용돈 마련(84.2%, 복수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인 것은 그만큼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그 밖에 사회 경험ㆍ스펙 쌓기(29.1%), 유학ㆍ여행 등을 위한 목돈 마련(24.9%), 등록금 마련(20.5%)도 있었다. 근무 기간은 ‘3~6개월(44.7%)’을 선호했고, 희망 시급은 올해 최저 시급 9620원보다 많은 1만270원을 희망했다. 고금리에 고물가 등의 부담은 대학생들에게도 유효했다.

이에 앞서 이뤄진 ‘알바 경험이 취업 성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 결과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 12월말 이뤄진 취업플랫폼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취업 전 알바를 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648명을 대상으로 ‘알바 경험이 취업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물었고, 응답자의 과반수인 58.2%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알바 했던 직무와 유사한 직무분야’에 취업했다는 응답자가 62.6%로 가장 많았다. 알바 했던 기업(사업체)의 동종 업계(24.9%)에 취업했다는 응답자도 2순위였다. 알바를 하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적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고, 알바 경험을 사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등의 답변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대학시절을 보내면서 경험한 일들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매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는 의심치 않는다. 다만 그 때 마땅히 누려야할 낭만과 자유의 부족함은 아쉽다.

주변에서 알바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기 적성에 맞는 직장을 구하는 사례도 주변에서 자주 접하곤 한다. 대학 전공분야가 직접 직업과 연계되는 비율은 30%가량에 불과해 이상과 현실의 격차는 상당하다.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관심과 행동으로 옮기는 도전이다. 알바를 하든, 창업 등 동아리에 가입하든 새로운 것과 자주 마주치다보면 스스로를 자신감과 여러 가지 경험을 갖춘 인재로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모두가 힘들 때 필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진정어린 격려와 배려다. “힘들지,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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