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인 종교 동아리 홍보 방식에 신문사 제보 잇따라
‘자율성 침해’와 ‘홍보 차원’ 의견 엇갈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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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되고 신입회원을 모집하려는 동아리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한편, 종교 동아리의 홍보 활동 과정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학생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제주대신문>은 제보자들을 만나 자세한 정황을 물었다.

제보자 A씨는 “간단한 설문조사를 해달라고 안내하더니 동아리에 강제로 가입시키려고 했고, 같은 과 선배라는 이유로 동아리방으로 끌고 가 30분 이상 가입을 강요했다”며 “동아리방에서 오랜 시간 동안 원치 않은 가입에 대한 탈퇴를 요구했다”고 불편함을 주장했다.

이어 “자기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큰 불안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우려하며 “동아리 가입 및 활동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협박처럼 느껴져서 불편했다. 학생회에서 이런 활동을 자제시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보자 중에는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B씨는 “교회에서 만난 선배들의 추천으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지 않아 불안감을 계속 느꼈고, 동아리에 들어오고 난 이후에는 학교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종교동아리에 소속해 있다는 것을 말하기가 꺼려진다”고 실토했다.

그는 “전도를 열심히 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적당한 선을 지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가 가진 믿음을 의심받아야 해 속상할 뿐”이라며 “전도보다는 종교 자체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당 제보에 대해 모 종교 동아리 회장은 “설문조사지에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지 질문을 분명히 기재했고 동아리에 참가할 의향이 있거나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싶다고 답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락했다”며 의혹을 부정했다. 또한 “상품을 직접 준비해서 학생들에게 즐겁게 홍보하기 위해 뽑기 게임을 진행했고, 당첨된 학생들에게 기프티콘을 보내려는 목적으로 설문조사지에 적힌 연락처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회장은 “동아리 홍보 중 같은 과 후배를 만나 반가웠고,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동아리인 만큼 직접 경험해보고 어떤 곳인지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에 물어봤다”며 “강압적일 의도는 없었으니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사회적으로 계속해서 쟁점이 되는 것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종교적인 활동에 인식이 좋지 않아서 동아리 홍보를 계속 해야 할까 고민할 때가 많다”며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적극 수용해 앞으로 동아리 홍보 방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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