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까지 전시
기억 투쟁 운동 함께 해
“개념 아닌 기억으로 남길”

5월 21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4ㆍ3미술제의 작품을 전시한다.
5월 21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4ㆍ3미술제의 작품을 전시한다.

제30회 4ㆍ3 미술제 <기억의 파수> 전이 3월 7일부터 5월 21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본관에서 진행된다. 탐라미술인협회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4ㆍ3 미술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만큼 전시 규모는 예년보다 더욱 커졌다.

기존 4월에만 전시를 개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3월부터 전시가 이뤄졌다. 본격적인 전시의 시작인 <경계의 호위>는 오는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산지천갤러리, 포지션민제주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4ㆍ3 미술제는 4ㆍ3의 진실을 규명하고 아픈 역사를 세상 속으로 내보내기 위한 과정에서 출발한 추모 행사의 하나이다.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시작했던 4ㆍ3 미술제는 어느새 역사 진실 규명과 더불어 희생자 명예 회복에까지 개입하며 기억 투쟁의 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올해 30회를 맞이한 4ㆍ3 미술제의 출발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펼쳐졌다. 전시 주제는 <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이다. 희생자 위로라는 제의적 성격으로 시작해 기억 투쟁이라는 예술운동의 성격으로 확장된 4ㆍ3 미술제의 지난 30년간의 역사를 재조명 <기억의 파수>로 나타냈다. 이어 연대, 평화, 인권, 환경 등 현재 이뤄지고 있는 4ㆍ3 정신의 계승과 확장을 <경계의 호위>를 통해 모색했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기억의 파수>에는 주재환, 홍성담, 고길천, 강문석, 강요배, 강태봉, 고혁진, 김수범, 김영훈 등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4ㆍ3 미술제에 참여해온 작가들의 작품을 ‘먼저 꾸었던 꿈’, ‘봉인된 섬’, ‘다시 맞은 봄’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고 회화, 판화, 조각, 사진, 영상매체를 아우르는 48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제주에 거주하는 오성환씨는 “제주에 살면서 4ㆍ3에 관해 교육을 받고 유적지도 많이 돌아봤지만 예술작품으로 4ㆍ3을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4ㆍ3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보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예술이 주는 울림이 이렇게 거대하게 다가올 줄 몰랐다”며 “4ㆍ3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전시회를 통해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개최되는 <경계의 호위>는 예술공간 이아와 포지션민에서 ‘경계의 호위’(PART1) 전이, 산지천갤러리에서는 ‘경계의 호위’(PART2) 전이 진행된다. 경계의 호위 전에서는 총 4개국의 작가 77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가 마무리되면 5월1일부터 1년간 미술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온라인 전시에서는 역대 참여작가들을 총망라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4ㆍ3미술 국제 컨퍼런스도 진행된다. 4ㆍ3미술 국제 컨퍼런스에는 4월1일부터 3일까지 열린다. 컨퍼런스에서는 4ㆍ3미술 30년에 대한 회고와 미술사적 맥락을 전망하는 발제와 토론 등이 이뤄지고, 4ㆍ3 현장 답사와 전시 투어도 이어진다.

한편 학내에서도 4ㆍ3 희생자 추념일이 가까워지며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어울림 총학생회(회장 박주영)는 4ㆍ3 75주년을 맞아 2023 전국 대학생 제주 4ㆍ3 공모전을 개최했다. 해당 공모전은 3월 26일에 마감 예정이었으나 4월 7일까지 마감 기한이 연장됐다. 재적 중인 대학생이라면 전국 어디든 상관없이 참가 가능하다. 공모분야는 시와 소설 부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각 단과대학 학생회, 학과 학생회에서도 단과대학 및 학과 내 학생들에게 4ㆍ3의 역사를 기리고자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4ㆍ3 유공자 후손 A씨는 “4ㆍ3을 내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할아버지가 4ㆍ3 유공자이시기에 그 아픔에 심히 공감한다. 그렇기에 더욱더 잊혀져서는 안 되는 역사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중앙집권적인 역사 기록 방식에 따라 제주라는 작은 지역의 역사는 잊혀지고 있다. 제주도 사람이 아니라면 이 역사를 잘 모른다는게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제주 지역 내에서는 각종 추모가 잇따르지만 이외에는 잘 모르겠다. 초,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서조차 한 페이지도 되지 않은 개념만 다뤄서 어른 아이들은 잘 이해하지도 못한다. 4ㆍ3을 기리는 각종 추모 행사뿐만 아니라 초, 중, 고등학교 내에서도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4ㆍ3이 배제되는 역사가 아닌 기억되는 역사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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