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성장기 4~6월
상춘객 몰려 관리 어려워
잔디 유지 예산 지출 막대
총학, “의미 전달 힘쓸 것”

무분별히 밟힌 잔디 상태는

자라나는 잔디 위에서 해양과학대학과 상상유니브 제주는 3월 27일 야외음악당에서 벚꽃제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기고 있다.
자라나는 잔디 위에서 해양과학대학과 상상유니브 제주는 3월 27일 야외음악당에서 벚꽃제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 축제를 즐기고 있다.

벚꽃 시즌을 맞아 잔디밭 이용이 증가하면서 잔디밭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어린 잔디 새싹이 올라오는 4월 초부터 6월 사이, 상춘객 방문과 교내 행사가 몰려 사실상 잔디밭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잔디밭 훼손뿐만 아니라 식사와 ‘잔막(잔디밭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문화)’을 즐기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쓰레기 문제도 대두됐다. 인근 건물의 교직원과 연구원 일부는 잔디밭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가 업무 집중에 방해가 된다고 호소했다.

잔디밭 주변에 방치된 쓰레기들은 업무 부담을 높이고 있다. 미화 총괄반장 현성문씨는 “잔디 광장에서 봄꽃을 즐기는 것은 좋으나 즐겁게 놀았던 자리가 정리 정돈되지 않아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음식물 등의 쓰레기는 까마귀나 까치가 헤집어 논다”고 말했다. 현 반장은 “미화 선생님들이 아침 일찍 출근해 잔디 광장의 쓰레기 청소를 진행하는 덕분에 깨끗한 잔디광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잔디밭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학칙 상 잔디밭은 교내 구성원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이용 자체에 제한을 두기 어렵다.

2020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잔디밭 출입 금지 조처를 내린 바 있으나 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정부 시책 때문이었다. 잔디밭 보호는 부가적인 효과였다. 잔디밭 출입 금지 해제 이후에는 코로나 시기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잔디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총무과(과장 이수인)에 따르면 야외음악당은 잔디밭 훼손을 감수하고서라도 학생들의 사용 신청을 대부분 허용해주고 있다. 대신 다른 잔디밭에서의 대규모 행사는 자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타 대학에 비해 잔디밭 면적이 넓어 잔디 관리가 교내 조경 작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잔디 관리에는 잡초 관리가 우선적이라 주기적인 잡초 제거 작업과 제초제 살포를 병행하고 있다.

잔디가 밟히면 녹색 이파리 부분은 죽게 된다. 이 경우 비료와 영양제를 공급해주고 집중 관찰이 필요하다. 완전히 파손돼 맨땅이 드러난 곳은 잔디 뗏장을 심어 보수하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 총학생회는 학교 대축제인 아라대동제를 잔디 광장과 야외음악당에서 진행했다. 그러나 대형 무대 설치, 부스 및 주점 운영 등으로 대규모 인원이 몰려들면서 잔디밭 훼손 문제가 가시화됐다. 이후 아라대동제는 대운동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경관리과 김형철 주무관은 “잔디 광장에서 아라대동제를 할 때는 잔디밭에서 설거지하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축제가 열리는 5월경 비가 자주 내렸는데 축제와 비가 합쳐지면 사람들이 오가면서 땅이 진흙탕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잔디가 묻히고 흙이 위로 올라와 축제 후 일일이 흙을 걷어내고 잔디 뿌리를 살려내야 했다”며 “대운동장으로 대동제 장소 이전을 계속 추천했고 그 당시 학생복지과 담당 선생님이 의견을 수용해줬다. 축제 장소를 옮기지 않았더라면 지금 잔디밭 보호는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잔디밭 문화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잔디밭 에티켓’도 지켜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총학생회(회장 박주영)는 “대운동장 공사가 완료돼 이번 달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올해 새로 신설된 환경국이 월 1회 교내 플로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내 환경을 아끼자는 의미 전달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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