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SBS M&C, 한화생명 등 3개 ‘에피소드’ 진행
SBS M&C 신입사원 5인의 ‘취뽀’ 노하우 털었다

3월 29일 취업전용강의실에서 SBS M&C 신입사원 5명과 질의응답 하고 있다.
3월 29일 취업전용강의실에서 SBS M&C 신입사원 5명과 질의응답 하고 있다.

3월 29일 오후 2시 SBS M&C 취업 토크콘서트(이하 SBS 토크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본관 취업전용강의실을 찾았다. 이번 SBS 토크콘서트는 진로취업과(과장 고지효)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주관하는 Mini Job Fair(이하 미니 잡페어)의 올해 세 번째 에피소드다.

미니 잡페어는 여러 기업의 홍보 부스를 모아 놓은 박람회가 아니다. 한 번에 한 기업씩 진행한다. 취업과 직무 정보를 제공한다는 큰 틀 안에서 각 설명회는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부른다. 마치 소설의 옴니버스 구성과 흡사하다.

각 에피소드는 비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다만 기업들의 채용 시즌인 3월과 9월경에는 미니 잡페어 개최가 활발할 편이다. 올해도 3월에만 벌써 3개의 에피소드가 진행됐다. 첫 번째 에피소드로 3월 24일 GS 리테일, 두 번째 에피소드로는 3월 28일 BGF 리테일이 참여했다.

SBS 토크콘서트를 찾은 학생들은 강의실 입구에서 참여 명단에 이름과 학번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작성했다. SBS라는 회사 브랜드 때문인지 언론홍보학과 학생들이 강의실에 과반수를 채웠다.

진행 순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광고 산업에서 미디어랩의 역할과 미디어 산업에 대한 이해’, 2부 ‘신입사원들의 취업 이야기&노하우’, 3부 ‘Q&A 신입사원에게 물어보세요’, 마지막 4부는 ‘설문 및 사은품 증정’으로 이어졌다.

진행자는 1부에 들어가기 앞서 이번 토크콘서트가 인사팀이 아닌 신입사원들의 기획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올해 초 서류 및 면접 심사에 합격한 입사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합숙 평가를 진행했다. 합숙 평가에서는 ‘시간을 줄 테니 가치 있는 일을 기획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신입사원들은 취업을 준비할 때 정보의 비대칭성과 직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선발된 다섯 명의 신입사원이 서울에서 가장 먼 제주도로 오게 됐다고 기획 계기를 설명했다.

1부에서는 SBS 드라마 ‘모범택시2’를 사례로 미디어랩의 역할을 설명했다. SBS라는 본사에는 여러 자회사가 있다. ‘모범택시2’의 초기 기획과 개발은 SBS A&T, 제작은 스튜디오S로 업무가 나눠진다. 드라마 방영 시간에 노출되는 광고는 SBS M&C, OTT 서비스 유통은 SBS콘텐츠허브가 맡고 있다.

많은 자회사 중에서도 SBS M&C는 광고 지면이나 시간을 광고주나 대행사에 판매하는 일을 한다. SBS 본사가 광고 판매를 병행하지 않는 이유는 근로자가 직접 광고를 판매할 수 없다는 법적 조항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언론 기능을 가진 매체사들이 시간까지 판다면 힘을 가지게 돼, 과거 정부에서는 공동 미디어랩사를 만들고 지상파와 지역 민간 등에 실시간을 팔며 독점했다. 그러나 민영 기업인 SBS는 자체적으로 시간을 팔기 원했다. 2011년 10월 27일 헌법소원심판에서 위헌 판결이 나오면서 SBS M&C가 창립됐다.

다음으로 미디어 산업에는 4명의 플레이어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크게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지만, 파는 사람에는 미디어랩과 매체사가 있고 사는 사람에는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가 있다.

SBS M&C는 미디어랩으로서 예능이나 드라마 안에 있는 시간을 판다. 인사 담당자는 “최근 면접은 직무 이해도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네 가지 플레이어 중 나는 무엇을 결정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BS M&C 신입사원 채용 과정은 서류와 인적성, 1차 면접과 2차 면접 마지막 합숙 평가로 이뤄져 있다. 최종 합격 후에는 3개월 간 수습 과정을 거친다. 인사 담당자는 모든 과정이 100% 블라인드로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들의 선배가 우리 회사에 있다. 블라인드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스펙보다는 스토리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내부 인재상과 직무 역량에 맞춰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SBS M&C 인재상은 ‘긍정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자기주도적으로 행동하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항상 최고를 추구하는 Market Changer’이다. 해당 인재상은 아직까지 공식 홈페이지나 외부에 알려진 바 없으나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특별히 공개했다.  

2부에서는 SBS M&C 신입사원인 김채영, 홍준형, 박성식, 차명건, 김건웅 씨가 앞으로 나와 취업 이야기와 노하우를 전했다. 미리 준비한 질문 외에 현장에서 즉석으로 질문을 받아 답변하기도 했다.

첫 번째는 취업 준비에 얼마나 시간이 걸렸냐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신입사원들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반 정도 걸렸다고 답했다. 4학년 2학기부터 시작해 3학점을 들으며 부족한 어학성적과 공모전 경험을 쌓았다거나, 휴학을 하고 방황하다 졸업 후 6개월이 지난 뒤에라야 고민을 시작했다는 답변까지 솔직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학시절에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하냐는 질문에 홍준형씨는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며 “학교 현장실습 통해 학점을 받으면서 인턴을 병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취준 기간이 줄어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채영씨는 “학점과 어학 점수도 중요한 것 같고 인턴도 중요한 것 같았다. 취업 시장에 정답이랄 게 없다보니 무엇을 더 중점적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취업 준비생들의 심정에 동감했다. 그는 “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에서도 방송국 활동을 했고 기업에서 하는 활동들도 정말 많이 참여했다. 어떤 부분에서는 부족할지 몰라도 나는 활동적인 사람이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자소서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SBS M&C는 지원자의 스토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보다 내가 했던 활동들을 어떤 의미로 묶어낼 지가 더 중요하다는 조언을 남겼다.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의 노하우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서류 부분에서 김건웅씨는 “취준 초반에는 자소서를 쓰는 데 소극적이었다. 합격하면 갈 회사만 쓰다 보니 적으면 한 달에 한두 번 밖에 제출하지 못하고 떨어지면 남는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난사’라고 표현을 쓰고 싶다. 아무데나 가겠다는 게 아니라 무조건 많이 쓰다보면 익숙해지고, 써왔던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정말 가고 싶은 회사 공지가 떴을 때 효율적으로 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채영씨는 “처음에는 어필을 하려고 수식어를 많이 붙였었다”며 “나중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하나만 어필했다. 강조하고 싶은 능력 하나를 구체적으로 쓰는 것을 추천한다”고 보충했다. 면접 전형에 대해서는 “면접 녹화하는 방식을 녹화했다. 면접을 보는 내 모습을 확인하면 생각보다 부족한 점이 많다. 또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문장 맺음에 신경 쓰는 게 필요하다”라며 웃어보였다.

박성식씨는 “진부할 수도 있지만 면접에서 1년 7개월 간 학원 계약직으로 일했던 성실함을 어필했다. 최근 이직 비율이 높아져서 인사팀에서도 ‘과연 오래 있을까’, ‘조금 일 배우다가 다른 곳 가는 거 아닐까’ 고민한다고 들었다”며 경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신입사원들의 인턴 경험, 합숙 면접 내용, 마케팅을 직무로 선택하게 된 계기, 대학 간판이 중요한지 등 다양한 질문을 실시간으로 던졌다. 이후 간단한 설문조사와 커피 쿠폰 증정을 끝으로 1시간 30분가량의 토크콘서트가 마무리됐다.

SBS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이성비(언론홍보학과 1)씨는 “현직 실무자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라 뜻 깊었다”며 “이번 SBS 취업 토크콘서트를 통해 앞으로 진로 방향성 설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김영대 주무관은 “학생들에게 선배들이 직접 하는 말이 더 큰 영향력을 주기 때문에 기업 인사팀과 컨택할 때면 해당 직무에 선배와 같이 와달라고 부탁한다”면서 “SBS 같은 경우 먼저 신입사원들과 오고 싶다고 제안을 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경우는 우리 학교 출신이 있어 함께 설명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3월 30일은 하루에 한화생명과 공무원연금공단 두 개의 미니 잡페어가 진행됐다. 한화생명은 학생회관 1층에 부스를 마련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생들의 취업 상담을 진행했다. 한화생명 부스는 우리 학교 출신 또는 제주지부 사원들로 채워졌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온ㆍ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해 학생들의 높은 참여도를 꾀했다. 다만 오디오 송출에 문제가 생기며 혼선을 빚었다. 담당자는 요청하는 학생에게 공무원연금공단의 자료를 받아 개별 상담을 제공하겠다며 빠르게 대처했다. 

미니 잡페어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대체로 높았던 반면에 프로그램 시간이 수업 시간과 겹쳐서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다량 접수됐다. 김 주무관은 “주말 직후인 월요일과 공강인 금요일은 미니 잡페어를 열지 않는다. 지금은 화요일부터 목요일 사이 기업과 일정을 조정해 프로그램 시간을 잡고 있다”면서도 “점심시간에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4월 13일에는 한국수산자원공단 취업 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참석을 희망하는 학생은 별도의 신청 없이 해당 시간에 자유롭게 참석하면 된다. 관심 기업이 있는 재학생들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정기 설문조사, 직접 방문을 통해 다음 미니 잡페어의 주인공을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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