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사회과학대 역사 인식 고취 위해 강연 주최
김 이사장, “4ㆍ3 관련 교양 강의 개설되길 바란다”
총학생회 4ㆍ3연대국 신설 및 추모 행사 현재 진행 중

3월 30일 인문대학 마이스실에서 제주민예총 김동현 이사장이 4ㆍ3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3월 30일 인문대학 마이스실에서 제주민예총 김동현 이사장이 4ㆍ3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4ㆍ3연대국이 학생회관 1층에 우체통 부스를 마련했다.
4ㆍ3연대국이 학생회관 1층에 우체통 부스를 마련했다.

인문대학 학생회(회장 양진우) ‘폴인’은 3월 30일 인문대학 1호관 마이스실에서 4ㆍ3 토크쇼를 주최했다. 4ㆍ3 추모 기간을 맞아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만든 대화의 장이다.

이어 사회과학대학 학생회(회장 양임성) ‘열린’에서도 4월 3일 사회과학대학 중강당에서 4ㆍ3 강연을 열었다. 두 곳 모두 강사로는 제주민예총의 김동현 이사장이 자리했다. 민예총은 지역 역사와 문화에 기반을 둔 문화예술 운동을 주창한 단체로, 1994년 창립했다. 제주민예총의 중심에는 제주 4ㆍ3이 있다.

4ㆍ3 토크쇼는 폴인의 정책 공약이었다. 학생들의 소통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기존 강연과 다른 토크쇼 형식을 시도하게 됐다. 4ㆍ3 평화재단에 요청한 강사 섭외 명단 중에서 소통형 토크쇼에 적합한 인물로 김동현 이사장을 꼽았다.

4ㆍ3 토크쇼의 1부는 강사 소개와 강연, 2부는 토크쇼 형식의 질의응답으로 2시간가량 이어졌다. 1부 무대 위에 올라선 김 이사장은 근현대사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제주 4ㆍ3을 설명했다.

‘폴인’ 인권국장 건웅(사회학과 2)씨는 “제주 4ㆍ3은 3만 명이 죽은 한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죽음이 3만 번 넘게 반복된 일이라는 이사장님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연에 참여한 학생들도 이 한 문장을 얻어갔으면 한다”며 “제주 4ㆍ3을 끝난 역사가 아니라 진행 중인 역사라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부 토크쇼에서는 사전에 구글 폼으로 작성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 제주 4ㆍ3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이사장은 1991년 대학 입학 후 명지대학교 학생이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근신한 일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 사건이 마음이 남던 차에 선배들이 4ㆍ3에 대해 얘기해줬고, 4ㆍ3과 관련된 영화와 책을 보며 관심이 커졌다고 회상했다.

최근 우리공화당에서 내건 ‘제주 4ㆍ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현수막이 큰 이슈였다. 현대사회에서조차 이념에 치우쳐 흑백 논리를 임삼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김 이사장은 생각은 다양할 수 있지만 안타깝고 위험한 시각이라고 답했다. 해당 현수막의 의견은 담론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후 문학 작품을 통해 제주 4ㆍ3을 나누기를 권했다. 비교적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김석범 선생의 <까마귀의 죽음>과 현기영 선생의 <마지막 토론>이라는 소설집 중 <목 마른 신들>라는 단편 소설을 추천했다.

강연 후 김 이사장은 “4ㆍ3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굉장히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질문도 적극적으로 해서 놀랐다”고 전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는 “인문대나 사회과학대뿐만 아니라 이공계열 단과대학에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4ㆍ3과 관련된 강의가 교양과목으로 개설되거나 4ㆍ3 시즌에 대학 자체에서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올해 총학생회에 신설된 4ㆍ3연대국(국장 오태양, 윤장훈)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3월 29일부터 총학생회 인스타그램으로 4ㆍ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릴레이를 진행하는 한편 4ㆍ3 평화재단과 연대한 평화대행진 및 학생대표자 공동선언, 행불인 묘역 생화 꽂기 봉사 활동을 이어갔다.

교내에서는 학생회관 1층에 4ㆍ3 추모 분향소와 4ㆍ3 우체통 부스를 설치했다. 4ㆍ3연대국장 윤장훈씨는 처음 운영한 우체통 부스에 대해 “학생회관 중앙이 유동 인구가 많다보니 행사 직전 날 설치해야 해서 국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도 “우체통 부스와 카드 스탬프 적립제를 연계한 것은 4ㆍ3 행사가 4월에만이 아니라 1년에 걸쳐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며 앞으로 계속될 이벤트를 예고했다.

4ㆍ3 우체통 이벤트에 참여한 철학과 A씨는 “평소 4ㆍ3과 관련해 관심이 많았다. 이번 4ㆍ3 우체통 행사에 참여하면서 4ㆍ3을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제주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역사 관련 행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제주 4ㆍ3 공모전과 각 단과대학의 4ㆍ3 행사는 온ㆍ오프라인 상에서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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