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전체 고용률은 항상 전국 상위권을 차지한다. 특히 감귤 수확철이면 단기 고용으로 고용률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다. 여기에 전국에서 맞벌이 부부가 최상위권에 있는 점도 제주 고용시장의 특징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제주의 청년고용률(15~29세)은 다소 부진하다. 젊은 층이 정작 하고 싶은 일자리는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670억원을 투입하는 등 2026년까지 청년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3년도 일자리 대책 연차별 세부계획을 통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15세 이상의 전체 고용률은 69.9%로 전국평균 62.1%에 견줘 7.8%p(포인트) 높다. 반면 제주의 청년고용률은 47.5%로 전국평균 46.6%보다 0.9%p 앞서는 데 그쳤다. 그만큼 양질의 청년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최근 5년간 청년고용률 격차는 제주도가 5.7%p 앞서다 그 격차는 최근 크게 줄었다. 갈수록 제주청년들에겐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다.

취업을 하더라도 타 지역에 견줘 소득도 낮다. 비정규직 비율(43.1%)이 높다는 것도 제주의 열악한 고용시장의 모습이다. 제주도 내 전체 사업체는 9만6000곳이다.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는 8만4000개로 10곳 중 9곳가량(87.8%)으로 절대적이다. 근로자 1인 기준, 임금도 월 321만원으로 전국평균 408만에 비해 월 89만원, 1년이면 1044만원이 적다.

이러한 사회구조적 문제로 제주청년들은 가족을 떠나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가고 있다. 다른 지역 대학으로 진학한 제주청년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취업하는 경우는 드물다. 갈수록 제주청년 유출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제주의 밝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최근 제주의 유입인구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령화사회로 치닫는 녹록지 못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에 제주도가 올해 일자리 개선을 위해 7693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청년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는 예산은 670억원(8.7%)이다. 청년관련 사업은 387개 청년일자리 창출, 1847명 일자리 지원, 1만8110명 인력 양성으로 집약된다. 제주도와 대학, 혁신기관의 협업체계 구축해 신산업 성장을 견인할 전문교육과 채용을 연계한 일자리 제공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가 목표한 2026년 청년고용률은 47.9%. 1년에 0.1%p씩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대학ㆍ대학원 재학생은 물론 중ㆍ고교생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청년고용률이 전체 고용률에 견줘 낮은 것을 사실이다. 때문에 고용률을 높이는 것보다는 얼마큼 제주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매년 취업시즌이 다가오면 나오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과 단순직 또는 비정규직 일자리, 그리고 낮은 임금의 문제는 언제쯤 해소될지 요원하다.

청년이 없는 제주의 미래는 불안하다. 인구절벽의 위기 속에서 제주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정당한 소득 보장이 이뤄지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보다 행정 차원의 과감한 투자와 제주사회 전체의 전향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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