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 사회학과 4
강혁 사회학과 4

이번 4월 3일은 4ㆍ3사건 75주년이다. 4ㆍ3사건 이후 75년의 시간은 억압된 사회 분위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시대를 거쳐 국가의 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를 하는 시대를 지나 현재까지 왔다. 4ㆍ3이 1990년 이후 수면위로 올라오며 감춰진 부분들이 빛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4ㆍ3을 정치적 갈등 요소로 가져가고자 하는 존재들이 사라지지 않았다.

4ㆍ3 추념식이 얼마 남지 않는 시점에서 소수의 보수정당이 4ㆍ3사건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왜곡된 표현이 적힌 현수막을 제주도 내 곳곳 걸었다. 4ㆍ3의 주요 학살자였던 서북청년단이 4ㆍ3 평화공원에서 시위를 진행하겠다는 선포까지 추념식을 앞두고 갈등이란 갈등은 모두 가져다 쓰고 있다.

4ㆍ3 추모행사가 마음을 다한 위로가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건 아닌지, 무지한 언행으로 4ㆍ3 영령들과 유가족, 그리고 모든 도민에게 여전히 삿대질하며 낙인을 찍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최악인 것은 대통령의 추모사다. 4ㆍ3 영령들을 위로하는 문장은 초반에 언급된 이후 제주 개발, IT 시대 등 4ㆍ3 추모와는 관련없는 제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대통령의 말들을 들으며 한탄했다. 뭐 하는 행동인지 이해가 가지도 않았으며 아무리 보수정권이라 할지라도, 추모식에 참석을 못 한다고 할지라도 글은 똑바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닌가. 대통령의 이름으로 작성한 글이 초등학생보다 못한 글쓰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화해와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들이 정치적으로 관련된 이들에겐 그저 형식적으로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최근에 벌어진 4ㆍ3사건에 대한 진실을 왜곡을 규탄하기 위해 어울림 총학생회가 민주노총, 4ㆍ3 평화재단 관계자와 함께 공동성명을 냈었다. 공동성명을 내겠다는 글을 지나가다 봤을 때 심적으로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학생들이 깨어있기에 분란과 조장 속에서 올바른 빛을 비출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현재 4ㆍ3은 계속해서 상처 속에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지만 우리의 시대에는 4ㆍ3의 백비가 정명된 4ㆍ3의 역사로 세워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4ㆍ3의 영령들이여, 영면하길 소원합니다. 여전히 우리는 갈등 속에 방황하지만 보소서, 후손들은 당신의 희생을 기억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당신의 영면을 위해 힘쓰고 있음을. 당신의 영면을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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