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언론홍보학과 3
이유진 언론홍보학과 3

2023 제주 북페어가 4월 8일부터 9일까지 한라체육관에서 개최됐다. 각 지역에서 온 독립서점들이 부스를 설치해 책과 포스터, 굿즈들을 소개했다. 작가가 직접 책을 소개하며 책의 비하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을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뜻깊은 북페어였다. 4월 8일 당일 방문한 북페어엔 어른들과 아이들이 부스를 구경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끼고 책들을 구경했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마스크를 벗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즐겼다. 바리스타 학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제주에서 여는 북페어라 더 뜻깊게 다가왔다. 각 지역에서 가져온 책들을 구경하며, 작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중 눈에 띄는 부스가 하나 있었다. 바로 제주4ㆍ3사건과 관련된 꽤 커다란 부스였다. 부스 안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4ㆍ3 사건에 관련된 책들과 그들을 기리는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앉아서 편지를 쓰는 사람, 아이와 함께 책들을 펼쳐보며 이야기하는 가족들, 혼자 찬찬히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사람들. 그중 나도 한 사람이었다. 타지역에서 내려온 터라 자세히 알지 못했던 과거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순간, 눈물이 앞을 핑 돌았다. 제주만의 역사가 아니라, 모두의 역사였지만 무지했다.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역사를 보며 현시대의 역사와 그 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라고 하지만,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교육 받는 것인가. 그저 어떤 성공의 지표를  위해 달려가는 교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4ㆍ3 사건은 수많은 매체에서 알려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충분히 우리가 알고 느껴야 할 역사임에도 모든 미디어는 그 역사에 대해 함구했다. 우리는 역사를 알고, 느껴야 한다. 또 다른 아픔이 반복되기 전에 우리는 충분한 사죄와 함께 아픔을 기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이 역사는 제주만의 아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 귀를 기울여 그 아픔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

곧 세월호 참사 9주기가 다가온다. 이태원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는 시기이다. 과연 우리는 이 아픔에 대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각자의 아픔인가? 각자의 슬픔인가? 우리는 잊으면 안 된다. 잊어선 안 된다. 충분히 떠올리고 기억해야 한다. 제주 북페어라는 페스티벌 속에서도 잊어선 안 될 소중한 역사를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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