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 우리집 반려동물 자랑대회

우리 집 막내동생 몽구는 2014년 4월에 태어나 따듯한 봄 날에 우리 식구가 됐다. 몽구는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건너 왔다. 강아지용 기대 가방 속에서 낑낑거리지도 않고 얌전하게 하늘을 날아 온 몽구는 우리 집에 처음 발을 딛자마자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냈다.

얼굴이 ‘몽’하게 생겼다는 어머니 말씀에 아기 골든리트리버는 몽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몽구의 첫인상은 천사같은 얼굴에 장난꾸러기였는데, 이갈이 당시 신발, 책장, 벽지와 소파를 뜯어 놔 부모님 속을 썩이기도 했다.

몽구는 엄청난 식탐을 가졌다. 하도 많이 먹어서 산책을 나가곤 하면 송아지 걸어간다는 이야기도 꽤 들었다. 몽구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고구마와 고기다. 식탐이 많긴 하지만 먹어야 할 영양제나 약을 고구마에 넣어서 주면 약이 있는 줄도 모르고 눈 깜짝할 사이에 치워버려서 나름 도움을 받고 있다. 아기였던 몽구는 커가면서 갈색 리트리버로 변했고,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다시 크림색 골든 리트리버가 됐다. 크림색이던 갈색이던, 한결 같이 예쁜 털을 자랑하는 몽구는 너무나 귀엽다.

몽구는 사람이었다면 MBTI는 INFP였을 정도로 내성적인 강아지다. 특이한 점은 강아지 친구들에게만 내성적이라는 거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더 좋아하고, 귀엽다고 해주는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다가가 사랑을 듬뿍 받고 오는 걸 좋아한다. 때로 사람들이 만져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 앉아 만져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몽구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공놀이다. 몽구는 특이한 장기들을 가지고 있는데, 간식을 높이 던져주면 뛰어서 받아먹는 재능이 있다. 손을 달라고하면 내밀면 복슬복슬한 발을 턱하고 내어주기도 하고, 브이라고 말하면 브이 자 손 모양 사이에 턱을 내밀기도 한다. 또 종이컵으로 간식 찾기 놀이를 하면 백발백중으로 간식이 어디있는지 찾아내곤 한다.

올해로 9살이 되는 몽구는 작년 말 말기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밤낮으로 약을 챙겨주고, 신경쓸 건 많지만 몽구에게 받은 사랑만큼 남은 기간 몇 배로 사랑하면 시간을 보내려 한다. 지금까지 잘 버텨줘서 너무 고맙고, 남은 기간동안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고 사랑만 기억하고 떠났으면 좋겠어! 소중한 추억 많이 쌓아가자. 몽구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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