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 우리집 반려동물 자랑대회

우리집 반려동물은 금붕어 봄이, 까미, 붕이다.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은 항상 바쁘다. 일정, 학업, 여가로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 많지 않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다.

중학교 3학년, 학교한 나는 집에서 본 적 없는 어항을 발견했다. 그리고 어항 속에 금붕어 두 마리를 처음으로 봤다. 금이와 붕이었다. 알고 보니, 엄마의 지인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금붕어를 키울 수 없어 우리 집에 데려온 것이었다. 그날은 동생과 몇 시간 동안 금이, 붕이 앞에서 구경했던 것 같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집안에 들어와서 TV, 컴퓨터이 아니라 어항 속 금이, 붕이를 보고 있으면 혼잡한 머릿속을 비워낼 수 있었다. 금이, 붕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꼬리가 길어져서 바람에 흩날리는 실크커튼 같았다. 야생과 달리 좁은 어항이지만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금이, 붕이는 이전에 같이 살던 분과 4년을 살았다. 우리 집에 오고 4년 후,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부터 금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금이는 밥도 먹지 않고 하루 종일 어항 밑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인터넷에서는 어항 금붕어의 평균 수명 5~10년이라고 나왔다. 금이는 우리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금이는 1~2일 정도 물 위에서 숨만 쉬고 헤엄치지 않았다. 그때는 동생과 등교하기 전마다 금이 상태를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하교 후 집에 돌아와 어항을 살피는데 금이가 보이지 않았다. 2021년 4월 4일 금이가 우리 곁을 떠났다.

혼자 있을 붕이가 우울할까 봐 엄마가 오일장에서 까미, 봄이를 데려왔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주의의 엄마가 직접 밖에서 반려동물을 데려오는 모습이 신기했다.

까미, 봄이에 비해서 나이가 많이 든 붕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금이를 따라서 우리 곁을 떠났다. 지금은 까미, 봄이와 함께 있다. 까미, 봄이는 특색있는 색을 갖고 있어서 금이, 붕이를 볼 때와 다른 느낌으로 보게 된다. 매일 아침 밥을 주면서 조금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함이 생겼다.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어항을 관리하고 밥도 잘 주면서 최대한 오랫동안 함께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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