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대학교가 개교 71주년을 맞았다. 제주대학교 설립은 1948년 4ㆍ3사건과 1950년 한국전쟁이 차례로 발생한 데 따른 극도의 사회적 혼란과 불안 속에서도 도민들의 뜨거운 교육열이 빛을 발한 결과다.

1953년 4개 학과 학생 58명과 교수 8명, 직원 2명으로 도립 제주초급대학이 출범했다. 앞서 1952년 문교부로부터 제주초급대학 설립 인가를 받은 5월 27일이 제주대 개교일이다. 제주대는 1955년 4년제 도립 제주대학이 됐고 1962년 국립 제주대학으로 승격했다. 1982년 종합대학교인 국립 제주대학교로 또 한 번 승격했고 2008년 제주교육대학교와 통합했다.

제주대는 명실상부 국가거점 국립대학교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한 축을 떠받쳐 왔다.

전국 대학이 학령인구 급감으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까지 겹치면서 지방대학의 위기감은 더 크다. 대학가에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는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지방대학을 향한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대학 통ㆍ폐합을 포함해 강력한 지방대 개혁을 요구하는 ‘글로컬대학30’을 추진하고 있다. 고강도 개혁에 나선 대학에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글로컬 대학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제주대 역시 인구절벽의 파고와 함께 불어닥친 소멸의 풍전등화 앞에 섰다.

실제 2019년 1만163명이었던 제주대 학부생은 지난해 9435명까지 줄었다. 도내 유소년 인구(0~14세)는 2020년 10만명이 무너졌고 2035년엔 7만명까지 급감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제주대가 위기 속에 돌파구를 모색하며 수요자 중심 대학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제주대는 주요 정부 재정사업 17개를 유치ㆍ수행하고 있다. 예산이 4540억원에 달한다.

특히 제주대는 지난 2월 2023년 초기창업패키지 신규 주관기관 선정으로 4년간 106억원(국비 100억원ㆍ지방비 6억원)을 지원받고 3월엔 지자체ㆍ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에 선정돼 5년간 2145억원(국비 1500억원ㆍ지방비 645억원) 재정을 투입해 지역혁신플랫폼을 구축한다.

제주대는 RIS를 통해 청정바이오와 그린에너지ㆍ미래모빌리티, 지능형서비스 등 새로운 산업에 부합하는 인재를 키우고, 제주도ㆍ제주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지역혁신기업 20곳을 육성한다.

이 밖에도 제주대는 2013년부터 2027년까지 3~4단계 BK(Brain Korea) 사업을 통해 석ㆍ박사급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3.0사업 단계를 수행하면서 산업계와 미래사회 수요에 부합하는 인재를 키우고 있다.

대전환 시대, 제주대의 혁신과 변화의 여정에 제주 행정ㆍ교육당국은 물론 제주도민까지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한다. 김 총장이 직시했듯 제주대와 제주도의 미래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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