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연 행정학과 3 
고수연 행정학과 3 

고요한 제주 바다를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하다. 봄을 맞이해 관광객들이 제주 바다의 풍경을 보러 먼 길을 나선다. 그런데 고요한 겉모습과 달리 제주 바닷속은 점점 황폐화되고 있다. 다양한 어종과 해조류로 꽉 찼던 제주 바다가 갯녹음 현상으로 아무것도 살지 않는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다.

갯녹음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수온 상승, 해양 오염 등으로 대형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갯바위에 달라붙어 바위가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1차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해양생물이 없어지게 돼 ‘바다 사막화’ 현상이라 불린다.

갯녹음 현상이 제주도 연안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 연안의 30% 이상 갯녹음 현상이 진행된 상태이다. 녹색 연합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두 달 동안 97개 해안마을의 조간대 200곳을 조사한 결과, 198곳에서 갯녹음 현상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는 제주 바다의 갯녹음 현상이 이미 심각한 단계임을 보여주며 바다 사막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제주 갯녹음 현상이 ‘심각’ 단계가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청과 도의회에서는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대로라면 해조류와 바다생물이 사라져 제주도 해녀들과 어민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제주도 해안 경관이 훼손돼 제주도 유명 관광명소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해양생태계의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 제주 바다가 보내는 경고 메시지, 갯녹음 현상을 막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갯녹음 발생 원인에 대해 정밀 조사를 하고 갯녹음이 발생한 해안 해역에 해조류를 이식하거나 바위에 붙어 있는 석회 물질을 닦아내는 작업 등 바다숲을 다시 조성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또 화학 비료의 절감, 연안 시멘트 구조물 철거 등 갯녹음 현상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제주도민과 제주특별자치도가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개를 돌리면 바로 보이는 제주 바다, 우리는 제주 바다와 가까이 살고 있다. 하지만 제주 바다 상태에 대해 모른다. 5월 10일은 ‘바다식목일’이다.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다가오는 바다식목일을 맞이하여 제주 바다 갯녹음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제주 바다를 위한 노력을 실천해보는 것이 어떨까? 제주 바다를 위한 제주도민과 자치도의 실천들이 모여 다양한 해양생물이 뛰어놀던 제주 바다숲이 돌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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