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영 언론홍보학과 4 
장지영 언론홍보학과 4 

지난 5월 23일~25일에는 우리가 1년 중 가장 기대하는 대동제가 있었다. 제주도는 축제 문화가 다른 지역만큼 활성화돼 있지 않아서일까, 우리 학교 축제는 제주도의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학생들부터 가족 방문객, 중ㆍ고등학교 학생들, 회사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사람이 방문한다.

교내에 빼곡한 차들을 보고 있으니 문득 ‘한산하기만 해 보이던 이 섬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 상황이 어색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재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축제는커녕 사적으로 만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셀 수 없는 마스크와 몇 차례의 백신 접종, 자가 격리까지. 재채기 한 번에도 날이 섰다.

일상이 회복된 현재, 언제, 어디서나 당연했던 마스크가 해제되자 일상의 소중함과 사람에 대한 물리적ㆍ심리적 거리감이 와닿았다. 약 3년간의 역경 속에서 배운 것은 세상에 ‘항상’ 그런 건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진리라고 믿었던 당연한 모든 것은 팬데믹 시기에 사라졌던 우리의 일상처럼 항상 당연할 수 없다. 사실 우리는 자의ㆍ타의로 만들어진 프레임 속에 살고 있고, 서로 다른 기준과 시야로 세상을 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확신했던 일, 혹은 신뢰하던 사람에게 실망하는 일이 더러 생긴다. 물론 원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을 확률이 높다. 그럴수록 실망이 커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프레임이 만든 세상에서 어떤 것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나 상황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마음이 흐리고, 비가 쏟아지는 날도 존재한다. 그때마다 미끄러지지 않고, 홀딱 젖지 않게 마음의 장화를 둘 필요가 있다. 일종의 자기방어 기제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반복 속 내가 마련한 장화는 ‘당연하지 않음을 당연하게 여기기’다. 내 기준만을 고집하다 보면 가랑비도 폭우처럼 느껴진다. 그러면 곧 마음에 감기가 찾아와 무엇도 할 수 없는 번아웃 상태가 되고 만다. 부정 감정은 안개 같아서 시야를 차단하고, 객관화를 어렵게 한다. 그때마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장화로 감정에 깊게 빠지는 것을 막고, 거리를 벌려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해 본다.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은 없기에, 상황의 변화나 개선을 원한다면 직접 표현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속마음은 입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표현하고, 때로는 관조하는 과정에서 완급 조절하며 나를 지켜내는 것은 3년 동안 얻게 된 가장 중요한 사실이자, 필요한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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