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가 고도화되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뚜렷한 현상이 있다. 우선 손글씨가 제대로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엉망이고, 집중력이 산만하다. 여기에 독서량이 줄면서 문해력도 떨어진다는 점을 최근 언론에  보도된 ‘태블릿 학습이 성적 떨어트린다’는 기사의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디지털 교육 선도국 스웨덴 전역에서 학교들이 종이책과 필기도구를 활용한 ‘전통 교육 방식’을 재도입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디지털 학습 도입 확장을 계획했던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 또한 완전히 중단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했다.

앞서 스웨덴 내부에서는 태블릿 사용, 온라인 검색, 키보드를 활용한 교육 방식이 오히려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 학생들의 국제 성적은 2021년 기준, 초등학교 4학년 평균 읽기 점수가 544점(읽기 수준 국제 평가·PIRLS)이다. 2016년 555점에 비해 11점 떨어졌다.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의 읽기 점수 587점과의 거리감도 현저하다.

우리나라의 학계와 학부모들도 문해력이 떨어지는 점을 디지털 기기와 독서량 부족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스웨덴의 이번 행보에 대한 결과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심심한 사과’ 표현으로 문해력 저하 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한 카페에서 사과문에 ‘심심(甚深)한 사과’라는 표현을 썼다가 일부 네티즌이 이를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뜻의 동음이의어로 잘못 이해하고 비판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글을 대하는 경향은 매우 가볍다. 자신이 읽고 싶은 대로 읽고,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한다. 여기에는 문해력 부족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요즘 전 세계가 K팝, K영화, K푸드 등 K콘텐츠에 대해 진심이다. K컬처의 매개인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풍도 거세다. 때문에 스스로가 우리의 언어를 사용하고 이해하는데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디지털 기기를 끄고 종이에 글을 쓴다는 것은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쓰는 손글씨에는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성이 담긴다. 그리고 종이책을 읽는다는 것도 집중력 저하로 쉽지만은 않다. 유튜브 등을 통한 3분가량의 짧고 강력한 동영상에 대한 잦은 시청으로 집중력은 산만해 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찾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와 잠시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잔잔한 울림을 주는 독일의 작가 안톤 슈낙의 책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내용을 일부 인용한다.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빛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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