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시인, 과거사 문제 해결 5원칙 제시
“우익 세력 활동 일목요연한 정리 필요해“

9월 21일 친화경농업연구소에서 ‘항쟁과 운동으로 알아보는 제주 4ㆍ3’ 특별강연이 열린 가운데 김경훈 시인과 4ㆍ3 동아리 동백길 회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4ㆍ3 역사 중앙동아리 ‘동백길’(회장 이선무)이 제주 4ㆍ3의 75주년을 맞아 ‘항쟁과 운동으로 알아보는 제주 4ㆍ3’ 특별강연을 마련했다. 전 4ㆍ3조사단 전문위원인 김경훈 시인이 9월 21일 친환경농업연구소 대강당에서 강연의 첫 주자로 나섰다.

이날 강연 주제는 ‘관련자로 알아보는 제주 4ㆍ3’으로, 김 시인은 4ㆍ3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날짜별로 짚어 설명했다. 그는 먼저 “8월 15일이 4ㆍ3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해방 직후 미군정이 우리나라를 점령한다고 발표하면서 일제의 35년의 식민 통치가 끝나고 새로운 식민 통치가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우리가 4ㆍ3을 공부하면서 가장 추구해야 할 정점은 8월 15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그는 “1947년 3월 1일, 제주도민들은 제28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자주독립’, ‘해방’, ‘통일’을 외치며 자치정부를 설립하겠다고 선포했다”며 “이 일로 경찰에 의해 여덟 명이 사상을 입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948년 4월 3일, 5ㆍ10 남한 단독선거에 대해 반발하는 남로당 제주도당 인민유격대의 무장봉기가 일어나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태는 악화해 갔다.

김 시인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남북 분단이 완전히 고착되며 이승만 정부 당국은 그야말로 활개를 치게 됐다”며 “제주도에 계엄령을 선포했는데 이와 관련한 법이 없는 상태에서 명령으로 선포를 한 것은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열사들의 투쟁과 희생이 발생한 날과 더불어 정뜨르 비행장 집단 총살 강행 사건까지 차례로 설명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주 4ㆍ3이 과거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선례가 되고 있다며 과거사 문제해결 5원칙으로 △진상규명 △명예 회복 △책임자 처벌 △배ㆍ보상 △정신 계승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시인은 “4ㆍ3 진상보고서가 나오고,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남아있다”며 “미군정과 서북청년단 등 우익 세력들의 활동을 더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운 제주 4ㆍ3 발생과 관련한 책임자들이 역사적인 법정에서라도 처벌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첫 번째 강연이 마무리되고 이선무 회장은 “4ㆍ3을 알린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동백길의 이름으로 일깨울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제주의 아픔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4ㆍ3이 마지막으로 정명되는 순간까지 동백길이 함께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운영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은 4ㆍ3 특별강연으로 전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권기숙 연구원의 ‘여성으로 알아보는 제주 4ㆍ3’과 전 4ㆍ3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자인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의 ‘운동으로 알아보는 제주 4ㆍ3’ 강연이 준비돼있다. 강연은 각각 10월 12일, 11월 9일에 잇따를 예정이다. 4ㆍ3 역사에 관심을 둔 학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신청서는 다음 링크에서 작성할 수 있다. https://shorturl.at/cf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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