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기자
김하늘 기자

언제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인간도 태어났으면 언제나 그 끝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에서 이별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함께하고 있다. 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계속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오늘을 살아간다. 인간만이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인간의 감정이란 때로는 어리석게 느껴진다. 인간의 감정이 가장 크게 동요될 때는 이별을 맞이하게 될 때인 것 같다. 

이별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친구, 연인, 가족 등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은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얼마 전, 할아버지 장례식을 치렀다.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는 복잡한 장례 절차가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별에 충분히 아파할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정신없이 모든 장례 절차를 따랐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처음 접하는 장례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슬픔에 빠진 가족들 사이에서 웃고 떠드는 조문객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의 슬픔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 생각했다. 

그러던 중 막내 외삼촌이 꺼내신 말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삼촌은 “사람들이 많이들 와서 웃고 떠들어줘서 정말 감사하다. 장례식장이 너무 슬프기만 하면 안되니까”라는 말을 하셨다. 이 말을 들은 이후 오히려 조문객들이 우리 가족에게 슬퍼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겪으며 이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의 죽음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허무하고 텅 빈 껍데기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내 웃는 얼굴을 더 보고 싶어 하실 것이기에 나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것이 내가 찾아낸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나는 이별에도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또 언제 어떻게 이별을 맞이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디서 누군가를 만나고, 또 언제 이별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별에 아파할 걱정을 하기보다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또 그 과정에서 이별을 받아들일 줄 아는 성숙함을 배워나가는 것이 좋겠다. 

2학기가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새로운 인연과 관계를 쌓았을 모두에게, 이별에 아파할 걱정보다는 새로운 관계 속에서 시작될 설렘에 집중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모두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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