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사업가이자 일본 김창인실천철학교육원 창시자인 김창인 회장이 향년 95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누구보다 슬픔에 젖어 있을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김일환 총장을 비롯한 교수ㆍ교직원ㆍ학생들도 10월 10일 김 회장이 손수 건립한 제주대김창인실천철학야외교육원에서 추도식을 엄수했다. 생전에 남긴 숭고한 업적과 정신을 기리며 고인을 예우했다.

고인은 불굴의 제주 정신을 대한민국과 일본 사회에 뿌리 내렸다. 1929년 제주도 한림읍 귀덕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친 뒤 1946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숱한 차별과 고난에도 무릎 꿇지 않고 특유의 뚝심과 성실을 발휘해 사업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고인의 생애는 재일제주인들이 걸어온 역사와 다르지 않다. 재일제주인 1세대들은 성공 이후에도 고향 제주를 잊지 않았다. 고향 발전을 위해 감귤나무 묘목을 보냈고, 마을 전기 가설과 도로 개설, 학교 발전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인 역시 사업에서 이룬 성과를 고향에 환원하는데 각별한 정성을 기울였다. 수도, 전기, 마을회관 확충 등에 많은 도움을 줬다. 고향 사랑은 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고인은 2008년부터 대학과 인연을 맺어 총 270억여원의 발전 기금을 쾌척했다. 개인으로는 대학 역사상 가장 많은 기부 액수다. 고인은 대학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매년 1억원씩 발전기금을 출연한다고 약속했으며, 2023년에도 1억원의 발전기금을 대학에 기탁했다.

특히 재일제주인센터 건립 역사에서 고인의 공적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재일제주인센터와 김창인실천철학연구소 운영 기금에 약 100억원을 쾌척했다.

생전에 고인은 재일제주인센터에 대해 “각박하고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재일제주인 2~4세 및 고향 제주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길이 옳은 삶인가’를 가르치는 인생철학의 도장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고인은 고향과 영원한 이별을 했지만 그가 남긴 ‘실천철학’은 살아 있는 삶의 지표로 함께하고 있다. 

고인은 30대에 큰 병을 앓으면서 죽음을 각오하고 삶에 대해 자문자답했다. 그 결과 아버지이자 사람으로서 원리에 근거한 진실의 추구와 실천 실행을 거듭하며 ‘김창인실천철학’을 탄생시켰다.

이후 고인은 실천철학의 교육과 계승, 홍보 등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해 2016년 일반사단법인 김창인실천철학교육원을 설립했다. 고인은 실천철학을 토대로 후대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이기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이기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더러운 명예보다도 자신의 힘으로 힘껏 참고 견디는 것이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인은 고향과 대학 발전, 실천철학 실현에 모든 힘을 다했다. 그 진심과 업적을 기억하고 계승하면서, 공동체의 따뜻함이 숨 쉬는 대학과 제주 사회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책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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