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사학과 2
김유진 사학과 2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천년의 산 지리산으로 답사를 가게 되었다.

‘답사’가 있는 학과는 몇 안 된다. 그래서인지 타과 친구들에게 사학과에서 답사 간다는 말을 하면 MT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답사란 한자어 그대로 “밟아 다니며 조사한다”라는 뜻이다. 사학과 답사는 전공 강의를 통해 배운 사실들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수업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무것도 모르고 다녀왔던 지난 답사와 달리 1년 반 동안 배운 것들이 역사의 현장에서 떠오르는 말로는 다 형언할 수 없는 굉장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답사는 사학과 답사의 특별함과 필요성을 절감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답사 동안 교수님께서 평소보다 한층 더 상기된 목소리로 설명하시는 것을 보며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될 것 같았고, 답사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지난 학기 한국고중세사료강독 시간을 떠올리며 탑비 명문 강독을 (무려 사료 실물을 보면서!) 시도해본 것이다.

못 읽은 한자가 더 많았지만, 사료의 실물을 보며 강독해보려고 하니 전공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기기도 했고, 앞으로의 강독 수업들도 더 열심히 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입학 후 세 번째 답사였던 이번 답사는 개인적으로도 특별히 의미 있는 답사였다. 답사부팀장 겸 학술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답사였고,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도외답사가 4년 만에 재개되는 답사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리산 문화권은 전국의 모든 사학과를 통틀어도 접하기 결코 쉽지 않은 답사지이다. 우리 제주대학교 사학과가 지리산 답사라는 새로운 답사의 선례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어 보다 책임감을 갖고 모든 단계에 임했던 것 같다.

끝으로 예산 지원으로 학생들이 더 넓은 곳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부담을 덜 수 있게 해준 학교와 수준 높은 전공 강의들을 통해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이 보이게 해주신 사학과 교수님들, 답사의 모든 과정에서 많은 도움 주신 조교선생님, 답사 운영에 많은 도움을 준 ‘사명’ 사학과 학생회,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답사 기획부터 답사지 제작, 답사 운영까지 해낸 ‘강봥왕 답사팀’까지 답사에 애써주신 분들께 대한 감사의 말씀 올리며 이제는 정말로 2023 사학과 추계답사를 보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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