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작동 가로등으로 야간 통행ㆍ운전시 두려움 느껴
강력범죄 40% 야간 발생, 학교 치안 문제 우려도
차기 ‘상상’ 총학생회, ‘퇴근길 반딧불이’ 공약 제시

 일러스트 김하늘
 일러스트 김하늘

우리 학교에는 가로등이 학교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제 시간에 점등되지 않거나  작동하지 않는 가로등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가로등이 없는 사각지대들이 있어 밤 늦게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정다빈(관광개발학과 2)씨는 “정문에서 학생회관 올라가는 길이 너무 어둡고, 가로등 사이의 간격이 너무 넓은 것 같다”며 “밤에는 사람이 많이 없고,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밤에 학교를 다니는 게 무섭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숙사 4호관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다. 4호관 앞에 가로등이 한 개 있지만 왜 켜주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재 우리 학교에는 가로등 사각지대가 많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해 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학생생활관 4호관 김용권 관리소장은 “공사 차량이 나무를 싣고 가다 가로등에 손상을 입혔다”며 “그 때문에 가로등이 꺾어졌다. 이에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해서 가로등의 전구를 빼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두운 학교는 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야간수업을 듣는 등 야간에 학교에서 운전을 해야하는 학생들도 어두운 캠퍼스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차량을 이용해 통학하는 신수진(언론홍보학과 3)씨는 “도로는 그나마 괜찮은데, 주차장에서 차를 뺄 때 어둡다고 느끼는 편이다”며 “라이트를 켜도 시야에 한계가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속도를 최대한 줄이곤 하는데, 갑자기 차나 사람이 튀어나올까 걱정된다. 길거리에 무단 주차된 차를 피해 갈 때, 어두워서 긁히진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단과대학 주차장들이 어둡다고 느낀 적이 종종 있다. 사람이 많이 없을 때에는 학교가 무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가로등 설치에 대해 시설과 박용민 전기팀장은 현재 가로등은 약 20m마다 촘촘히 설치돼 있으며, 학생들의 불편 사항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용민 팀장은 “불편 사항이 있다면 소통 창구를 이용해 접수해주기를 바란다”며 “시설과에 접수된 불편 사항이 없어서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 측으로 불편 사항을 얘기해주면 현장 점검 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학교가 어두워 밤에 학생들이 다니기 불편한 것 이외에도 어두운 학교에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었다. 

김혜원(해양시스템공학과 2)씨는 “늦은 시간에 학교를 돌아다닐 때가 있는데, 가로등이 없는 곳을 가게 되면 두려움을 느낀 적이 많다”라며 “특히 기숙사 부근이 어두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뉴스에 따르면 2017년에 진행된 통계청 설문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4명은 ‘밤거리를 걷다 보면 두려운 곳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31.7%는 밤거리가 두려운 이유로 ‘가로등이 없어서’를 꼽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범죄는 21시부터 자정까지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강력범죄의 경우 오후 6시에서 오후 9시 사이의 시간대에 전체 범죄의 약 40%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로등 설치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존재한다. 서울시 노원구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가로등이나 보안등을 설치한 거리에서는 야간에 발생하는 5대 범죄가 약 16% 감소했다.

이러한 통계 자료들은 모두 어두운 곳에서 범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일정한 시간에 점등되지 않는 가로등이나 가로등 사각지대에 대해 별다른 걱정 없이 지나칠 수 있지만, 이는 자칫하면 치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차기 ‘상상’ 총학생회는 이러한 문제점으로 학생회관에서 기숙사 6호관까지 가는 바닥에 LED 판을 설치해 학우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일부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숙사생 퇴근길 상상 반딧불이’ 공약을 제시했다. 

가로등 사각지대가 없어지고, 학생들이 야간에도 안심하고 캠퍼스를 누빌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