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없어 재선거 치르는 단과대학들
학생자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 답변 많아
학생들의 목소리 대변 위해 학생자치 필요해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학생자치에 대한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인식 및 참여도 조사’에 총 87명의 재학생이 응답했다.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학생자치에 대한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인식 및 참여도 조사’에 총 87명의 재학생이 응답했다. 

11월 15일 제주대학교 총선거가 치러졌다. 그러나 동아리연합회와 총대의원회를 비롯한 몇 개의 단과대학에서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12월 6일 재선거가 치뤄진다.

‘학생자치’는 ‘학교에서 학생 스스로 자율과 참여를 바탕으로 학생조직 구성 및 주도적 활동 전개로 학생의 권리 옹호와 민주시민의 자질을 키워가는 활동’을 말한다. 대학에서 대표적인 학생자치 활동은 총학생회나 학과 집행부, 학생총회 등이 있다. 

최근 학생자치에 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생자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고 학생자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제주대신문이 알아보았다. 

학생자치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조사

제주대신문은 지난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학생자치 참여도와 관심 정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본 설문은 구글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총 87명의 학생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에 응답한 87명의 학생 중 67명(77%)이 학생자치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자치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59명(67.8%)의 학생이 참여한 적 없다고 답했고, 28명(32.2%)의 학생이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학생자치 관심도에 관한 질문에서는 26명(29.9%)의 학생들이 ‘관심 없다’고 답했으며 24명(27.6%)의 학생이 ‘보통’이라 답했고, 10명(11.5%)의 학생이 ‘매우 관심 없다’고 응답했다. 

학생대표자와 학생자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 40명(46%), ‘매우 필요하다’ 33명(37.9%), ‘보통’ 7명(8%), ‘매우 필요 없다’ 4명(4.6%), ‘필요 없다’ 3명(3.4%)의 순서로 나타났다.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도와 참여도가 하락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홍보 부족’, ‘참여하는 사람들만 참여하고 그들의 의견만 반영’, ‘업무강도에 비해 낮은 보상’, ‘학생자치보다 친목이 우선시 됨’, ‘개인주의 심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학생자치 활동에 대한 관심 유도 방안에 관한 질문에는 ‘학생들이 접하기 쉬운 플랫폼을 이용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 ‘연령 구분 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함’, ‘학생자치기구의 노력이 답이기에 학생자치회와 대표자가 더욱 괜찮은 모습을 보여줘야 함’ 등의 응답이 있었다. 

익명의 학생 A는 ‘고려대학교의 고파스와 같이 제주대 학생들만을 위한 어플을 만드는 것을 고려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학생자치와 함께 다양한 소식을 어플을 통해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질적인 문자폭탄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는 답변을 전했다. 

익명의 학생 B는 ‘학생 스스로 정책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줬으면 한다. 대면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활용하여 시간이 안 맞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학교의 학생자치는

학생자치기구가 바라본 현재 우리 학교의 상황은 어떨까. ‘어울림’ 박주영 총학생회장(철학과 4)을 만나 학생자치의 현주소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어울림 박주영 총학생회장(철학과 4)은 “학생자치란 학생 스스로가 학생 사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과거에 비해 학생자치에 대한 참여율이 줄었지만,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생자치에 꽤 관심을 두고 있다. 취업 또는 진로에 대해 각박해진 사회 현실로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하며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도 또한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된 것 같다. 앞으로 학생자치는 더욱 도약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동체가 무너지면 학생 개개인도 권리나 목소리를 잃게 되는 것이기에 학생자치 기구는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학생자치기구가 잘 지탱돼야지 우리 학생사회도 잘 유지될 수 있다. 학생들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학생대표자들은 학생자치의 주요 사안에 대해 논의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기 기간 동안 중점을 두고 바꾸고자 했던 것이 있냐는 질문에 박 회장은 총학생회칙 전부 개정이라 답했다. 

박 회장은 “학생 자치 활동 근간에 대한 원칙을 바로잡는 것이 주된 임무라 생각한다”며 “총학생회칙 개정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를 회칙 조항으로 구성하고, 의결 기구로서 첫 출발을 하려고 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학과 학생회 법인화나 중앙도서관 이전 관련 사안 등 학우분들과 함께 논의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총학생회칙은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진리 탐구와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자치활동을 통해 대학의 자율을 보장하고 학생들의 화합과 권리를 증진하며 나아가 정의롭고 자발적으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함’에 목적을 둔다. 

어울림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통해 지난 9월 27일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칙을 전부 개정했다. 현재 학생자치 실정에 맞게 총학생회칙 전부 개정을 실시한 것이다. 

학생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학생 개개인의 목소리를 학교가 반영하기 위해서 학생자치기구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학생자치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야 할까. 

어울림 자문위원장 홍경수(약학과 6)씨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내 의제에 관한 사안보다는 행사 기획과 선거 등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총학생회 선거를 예시로 들 수 있다. 선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에, 임기 중에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학과의 학회장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 그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학과 학회장의 전체적인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자연스레 학생자치활동의 모든 리더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일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학생자치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게 된 가장 주된 원인으로는 취업난을 들 수 있다. 학생자치활동이 취업시장에서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지 않으면서, 학생자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또한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된 것이다. 

홍경수씨는 “학생자치활동과 학생 대표자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학생자치활동이라는 것이 애초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집단이다. 학생자치활동이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학생자치는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인의 관점에서도 리더로서의 경험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대학 생활 중 학생대표자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다. 학생자치 임원들의 경쟁력 상승과 그로 인한 선순환을 통해 학생자치가 활력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자치 활동은 학생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올바른 학생자치와 개개인의 공동체 의식 함양 등을 통해 학생자치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을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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