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아 초등영어교육전공 3
최윤아 초등영어교육전공 3

흔히 제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서의 제주를 생각한다. 바닷가에 즐비한 카페, 귤 따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는 대형 귤 농장, 초콜릿과 한라봉 주스를 파는 시장, 해변길 따라 늘어선 기념품샵. 물론 제주가 유명 관광지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나는 제주야말로 그 어떤 지역보다 깊은 역사가 묻어난 곳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4ㆍ3’에 관련된 곳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봉개동에 위치한 제주 4ㆍ3 평화공원이 있다. 제주 4ㆍ3 평화공원은 4ㆍ3 사건 당시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공간이다. 공원 안에는 제주 4ㆍ3 평화기념관, 위령제단, 위령탑, 봉안관 등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4ㆍ3과 관련된 곳들을 탐방한 적이 있었다. 평화공원을 방문하였는데, 4ㆍ3 희생자들의 명단이 빼곡하게 적혀 있던 비석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이 사건을 기억하며,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무장봉기와 분단 거부에 관한 이야기 읽으며 역사를 더 깊이 알 수 있었고, 당시 사람들의 처절한 노력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4ㆍ3에서 보이듯 제주는 투쟁과 불의에 대한 저항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다른 예로 원 나라 항복을 극렬히 저항하며 제주까지 내려온 삼별초를 들 수 있다. 강화도, 진도를 거쳐 제주에 도착한 삼별초는 이곳에서 타국에 조국을 내어주려는 세력들을 향해 끝까지 맞섰다.

이를 보여주는 증거가 애월에 위치한 항파두리항몽유적지이다. 그곳은 김통정을 총수로 한 삼별초가 여몽연합군에 항쟁하다 1273년 전원이 순의한 삼별초의 마지막 보루이다. 유적지 안에는 항거한 그들을 기르는 삼별초항거순의비가 있다.

삼별초를 이끌었던 총수, 김통정에 관련된 한 가지 신비로운 전설이 있다고 한다. 김통정이 순의한 곳에서 샘이 솟아나 ‘장수물’이 나왔는데, 그 물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아 약수로 알려졌다고 한다. 기득권층은 이미 항복을 선언하며 적의 편에 섰는데, 끝까지 투항하며 나라를 위해 싸웠던 삼별초. 그들의 희생과 투쟁 정신에 깊이 감명하였고, 지금 내가 누리는 평화가 이러한 사람들의 희생과 저항이 있었기에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의 희생을 거친 덕분에 지금의 평화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아픈 역사가 묻어 있는 유적지에서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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