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학교 식당 노동환경
백두관 식당 시설 노후화
조리인력 부족 문제 심각
예산 배정 순위서 뒷전

백두관 식당에서 학생들이 식사하고 있다.
백두관 식당에서 학생들이 식사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인력 부족, 시설 노후화 등 열악한 환경 문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우화 생협 사무국장은 “식당 운영은 생협에서 운영하지만, 기본적 인프라는 학교에서 구축할 의무가 있다”며 학교 측에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백두관 식당은 고강도 노동과 노동 대비 낮은 임금으로 지원자가 부족한 상태다. 황 국장은 “새로운 인력이 오더라도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에 금방 그만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자율배식 시스템의 경우 손수레와 같은 편의 도구가 없어 일일이 반찬통을 옮겨야 한다”며 “조리인력이 허리, 손목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 안정화를 위해 인력 수급이 필요하지만, 이는 근로 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설 노후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개관 후 3번의 식당 리모델링이 진행됐으나 조리시설은 리모델링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리시설 중 일부 기기는 교체됐으나 하수도 같은 기본 시설이 교체되지 않아 노후화 문제를 겪고 있다. 황 국장은 “식기세척기, 하수구는 물론 천장, 바닥, 냉난방기기까지 전체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며 심각함을 알렸다.

그는 “식기세척기가 낡아 연료 소모가 크다”며 “천장 덕트(공기조화설비)에 묻은 오물질이 음식에 떨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화기 도구에서 나오는 연기와 열기가 음식을 빨리 부패시킬 수 있다”며 식당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황 국장은 “전에 시설교체에 관한 안건을 학생복지과에 알렸으나 예산 문제로 반려됐다”고 전했다.

생협은 이번에 다시 △노후 식기세척기 교체 및 식기세척기 하수구 재설치 △조리 및 세척용 보일러 교체 △현대식 운영 시스템 도입 △천장 마감 처리 △주방 및 직원 휴게실 냉난방기 설치 등을 학생복지과에 요청했다.

이에 학생복지과는 “시설과에 리모델링을 요청했으나 정해진 예산상 우선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다. 현재 식당 리모델링으로 약 4억 2000만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으로선 리모델링에 대해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설 개선은 식당을 이용하는 학교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서도 요구된다. 생협 관계자는 <제주대신문>과 통화에서 11월 1일 특정 시간대에 백두관 식당을 이용한 학생들의 복통 등 피해 호소가 1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식중독균 역학조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며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 식당 측은 당시 날씨와 식당 운영환경 문제를 원인으로 예상하며 개선책을 세우고 있다.

황 국장은 “사건 당일 날씨가 매우 더웠으며, 식당 내 화기 기구 사용으로 주방 온도가 높았던 영향인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식당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난 직후에는 사건을 궁금해하는 학생들에게 생협 학생 국장이 직접 답변했다.

또한 사건 당시 식자재가 재사용됐던 문제에 대해서도 생협 관계자는 “학교에서 지시가 내려와서 이번에 철저히 짚고 넘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그런 부분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생협은 학생복지를 위해 학교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손해를 보았는데도 교대업무를 통해 영업을 계속해왔다.

사라캠퍼스 식당의 경우 5-7000만원 상당의 영업 적자를 보며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황 국장은 “식당은 학생들에게 직접 영향이 가는 곳이니만큼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