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영어영문학과 2
김용희 영어영문학과 2

“용희씨는 어디 살아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 일본에서 왔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러면 “근데 한국어 잘하시네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나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제주도 출신으로, 11살 때 4ㆍ3으로 인해 일본으로 가게 됐다. 여기까지가 내 소개다. 

취미나 특기 얘기를 안 해도 자기소개가 이렇게 긴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항상 “일본인이구나”라는 말을 듣는다. 

일본에서 사는 재일교포들은 자기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글로벌화한 이 시대에는 다른 나라에 이주하고 사는 경우도 많지만, 유독 재일교포는 특이한 존재라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 시기에 한국인은 일본에 강제 연행돼 끌려왔다. 해방 이후 대부분은 한반도로 돌아갔지만, 불안한 한반도의 정치상황과 경제 혼란 등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도 적잖았다. 

이들은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국어강습소를 만들었다. 국어강습소는 ‘조선학교’로 변했다. 조선학교는 재일교포가 다니는 학교로 한국어, 문화, 역사를 배우는 교육기관이다. 나 또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를 다녔다. 

학교에서는 재일교포 1세들의 역사도 배웠다. 그 당시는 지금보다 재일교포들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취직을 하지 못하거나 집을 구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 역시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때는 어떤 단체가 학교 정문에서 증오언설을 했다. 또한 농구동아리 연습경기를 했을 때 상대팀에게 ‘김치냄새’, ‘미사일’ 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듯 일본 사회에서 재일교포로 살기가 어려워 최근에는 아예 일본국적을 얻는 교포도 많다. 조선학교에 다니는 사람도 줄어들어 한국어를 못하는 재일교포도 많아졌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동포사회를 우리가 지키고 계승해 나가야 한다. 흔들리지 말고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고 있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설레면서도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이 있지 않을까 걱정 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다. 덕분에 나는 매일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재일교포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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