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대학 커뮤니티서 유사 성행위 요구에 논란
반면에 대학 성범죄 온라인 예방 교육 참여율은 저조

 출처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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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3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유사 성행위를 요구받은 한 재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가 최근 폭설로 인해 기숙사로 돌아가지 못한 여학우들을 상대로 차를 태워주겠다고 한 뒤 이에 대한 조건으로 유사 성행위를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작성자는 주고받은 쪽지의 내용을 함께 첨부하며 “공익을 위해 작성한 글이다. 여성 학우들의 안전을 위해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 대학도 성범죄 안전지대가 아니며 누군가는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학내 성범죄는 성폭행ㆍ성희롱ㆍ불법 촬영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학 성희롱ㆍ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18년까지 3년간 대학에서 접수한 성희롱ㆍ성폭력 사건은 모두 1164건이다.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이며 신고되지 않은 건까지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인하대에서는 학내 단과대학 건물 안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1층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당시 재학생 김씨가 기소됐고 지난해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2022년 7월에는 연세대 의대생 정씨가 여자 화장실에서 여학생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구속됐고 총 32차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생활환경복지학부에 재학 중인 A씨는 논란이 됐던 사건에 대해 “대학은 대부분 아는 지인이 많고 그만큼 소문도 빨리 퍼지는 곳이 학교라는 공간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벌이려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사람으로 인해 순수한 호의로 태워주는 사람들을 향한 시선도 나빠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캠퍼스 성범죄에 대해 “대학 내 성범죄라 하면 피해자에 대한 걱정이 가장 먼저 든다”며 “피해자의 신상 노출과 가해자의 보복, 여론 형성 등으로 인한 2차 가해로 피해자는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기에 대학 측에서 가해자를 엄히 처벌하고 그에 맞는 제도를 마련했으면 한다. 최근 에브리타임 내에서도 쪽지로 성희롱을 하는 등 SNS 성범죄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가장 노출되기 쉬운 계층이 10대, 20대인 만큼 쪽지를 가려 받는 등에 기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대학 내 성범죄 가해자는 절반 이상이 재학생이다. 2019년 한국형사ㆍ법무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성적 피해를 준 주된 가해자는 선배, 동기 등 학생이 61.8%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 실시현황을 보면 교육부는 236개의 대학에서 재학생의 예방 교육 참여율은 약 46%에 그친다고 밝혔다. 대학 내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육만으로 캠퍼스 성범죄가 줄어들지 않으며 성범죄와 관련해 학내의 방침과 제도가 강화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교육부는 2018년 ‘대학 내 성희롱ㆍ성폭력 실태조사 및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음담패설과 일명 ‘섹드립’이 장난처럼 소비되는 대학 문화에서 학생들이 성폭력에 둔감해진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처럼 손쉽게 학생들은 성범죄에 노출될 수 있으며 누구나 성범죄 가해자로 전락할 수 있다.

대학 내 성범죄 예방 방안에 대해 제주대학교 인권센터 김성철 팀장은 “매년 인권과 관련해 성폭력, 가정폭력 교육을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적 참여 방식으로 인해 학생 참여율이 높지 않다”며 “온라인으로 언제든 교육을 들을 수 있기에 학생들의 이수율이 높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현재 구성된 총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 학생부터 성희롱ㆍ성폭력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자치기구 학생들에게 학내 권리구제 기구인 인권센터에 대한 안내 및 구제 제도에 대해 인지시키고 성인지 감수성을 바탕으로 주변인으로서의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며 캠퍼스 성범죄 피해자들의 구제방안과 가해자들 처벌과 관련해 학교 측에서의 구체적인 제도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캠퍼스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던 인하대학교는 학내에 CCTV  69대를 추가 설치하고 주요 출입문 12곳에 경고 방송을 송출하는 ‘양방향 스피커’를 설치하며 안전 시스템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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