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언론홍보학과 4
이유진 언론홍보학과 4

벌써 2월 중순이다. 2024년이 시작돼, 새 마음가짐으로 살아보겠다 다짐한 나의 모습은 사라져버렸다.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다양한 불안들이 나를 찾아올 때가 많다. 나뿐 아니라, 내 곁의 사람들 전부가 각자의 불안을 안고 보살피며 살아가고 있다.

<불안의 서>라는 책이 한 배우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뒤, 베스트 셀러가 돼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한 기사를 본 적 있다. 나 또한 그 불안에 잠식돼, 무기력하게 살아내고 있지 않은가 반성하며 흔히 말하는 ‘갓생’을 살아보고자 노력한다. 미라클 모닝, 운동, 독서, 일, 모든 것에 열심인 사람들을 보며 나 또한 저렇게 될 수 있다며 열정의 불을 지핀다. 하지만, 결국 그 열정에 지쳐버려 또 다른 고통의 구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부족한 나 자신, 빠르게 치고 나가는 듯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허탈함, 죄책감, 자기반성이 반복되며 지치게 만든다. 이렇게 숨가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불안을 잠재우며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온전히 감당할 만한 긴장감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김경일 교수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란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불안을 물리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 불안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에서부터 자라나기에 작고 구체적인 것들을 자주하라고 조언하셨다. 모호하게 느껴지며, 내가 맡은 일들이 너무 커져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조금씩 그 불안의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아 없애는 것. 커다란 것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내 앞의 작고 만만한 것들을 하나씩 해치우며, 불안을 잠재워나가는 것. 그것이 성취감으로 바뀌게 되며 나에게 에너지로 찾아올 것이라는 말에 위로받았다. 

거대하게 나의 인생 전반적인 것들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당장의 오늘과 내일, 이번 주를 계획하고, 세심하게 살아가는 건 어떤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킹 해피니스”라는 말이 있다. 마음의 장부에 기록되는 행복이 있는데 내가 어떤 행위를 했을 때 행복한 것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잘 알아두고 힘들 때 초콜릿처럼 꺼내먹으라는 조언이었다. 당신에게 부킹 해피니스는 무엇이 있는가?

불안하고 힘든 청춘들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어보고자 한다. 결국 인생은 나 자신을 알아내며, 나 자신과 함께 살아내는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도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 그래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불안과 고통만이 당신과 함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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